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기존의 생각을 과감하게 버릴 수 있어야 한다. 교육제도, 정치, 기업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 가계는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을 주식투자로 전환하고, 정부는 규제와 간섭을 최소화하며, 기업은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그리고 일방적으로 한 가지 생각만을 강요하기보다는 다른 대안을 과감하게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대학 졸업생들 중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취업을 선호하는 인원이 늘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는데,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더 나아가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려는 젊은이들의 적극적인 욕구가 존중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한국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분야는 서비스 업종, 그중에서도 특히 금융 분야이다. 금융 분야가 중요한 첫 번째 이유는 가장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한국 산업의 경쟁력 회복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은 제조업에서도 특히 수출 분야에 집중해서인지 금융회사 경쟁력이 다른 나라에 비해 뒤처져 있었다.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키우려면 전문가를 많이 양성해야 한다. 다양한 형태의 금융회사가 출현해야 하고, 진입장벽을 줄여 경쟁력 있는 사람들이 들어오게 해야 한다. 특히 외국 금융기관들이 한국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열어두어야 한다. 전문가들을 국내에서 육성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과 싱가포르처럼 해외 금융기관들이 국내에 진출해야 한다.
주식투자 업종에 있는 필자는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낙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내가 한국 주식시장을 좋아하는 이유는 국내 사람들이 한국경제와 특히 주식시장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을 살 때 가장 좋은 시점은 대부분의 투자가들이 자산을 은행에 저축해 놓았을 때이다. 더욱이 근로자들은 퇴직연금을 DB형으로 가입해놓은 데다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주식 비중도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개인, 기관 모두 주식에 대한 공포가 과도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자율이 낮은 시대에 주식 이외의 은퇴 준비 대안은 없다. 은행 저축에 몰려 있는 가계금융자산이 주식시장으로 들어가 경쟁력 있는 회사들에게 투자되고, 그 투자로 인해 다수가 투자소득을 공유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문제가 있다고 인식할 때에는 오히려 과거와 같은 금융위기가 오지 않는다. 위기는 방심할 때 찾아온다. 한국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려는 노력과 함께 장점을 잘 살려야 한다. 한국에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있으며 중국과의 교역이 늘어날수록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다. 또한 성공 욕구가 강한 민족성과 높은 교육열 등이 한국을 계속 성장시키리라 본다.
다만 창의적인 교육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더불어 주식투자에 대한 생각의 전환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금융 분야에 관심을 갖는다면 주식시장이 보다 활성화될 것이다. 다른 경쟁력 있는 기업들도 많이 탄생하리라 믿는다. 그리고 그러한 회사의 주식에 투자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부의 가치는 크게 벌어질 것이다. ‘생각의 변화’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