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성동조선, 통영조선소 부지매각 난항

입력 2016-04-22 09:29 수정 2016-04-2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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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해양의 통영조선소 제3야드 부지 매각을 놓고 채권단과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산업개발의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현대산업은 인수가 할인 등 인수조건 변경을 요청하고 있지만, 채권단은 근저당권이 설정된 만큼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과 NH농협은행 등 성동조선 채권단은 통영조선소 부지 매각을 놓고 현대산업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협상의 핵심은 인수 가격을 포함한 인수조건이다.

현대산업은 지난해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당시 제안했던 인수가 1350억원보다 450억원 할인된 900억원을 인수가격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는 천연가스(LNG) 발전사업 업황이 변화한 영향이다. 2013년 정부로부터 통영시 LNG 발전사업자로 선정된 당시와는 달리, 저유가 기조로 인해 관련 수익성이 현저히 하락했다. 따라서 현대산업은 부지 인수대금을 낮춰서라도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산업 측이 30% 이상 인수가 할인과 매각대금지급기한 연기를 요구했다”며 “해당 부지는 근저당권이 설정돼 채무 면제를 전제로 진행된 계약인데 갑자기 인수조건을 바꿔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해당 부지는 우리은행과 군인공제회, 농협중앙회 등으로 구성된 비협약채권자들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곳으로, 채권 규모는 약 1750억원이다. 현대산업은 해당 부지를 1350억원에 인수하고 근저당권으로 설정된 성동조선의 채무를 변제하는 등의 인수 조건을 제안한 바 있다.

현재 채권단은 비협약채권자들과 현대산업을 따로 만나며 매각 조건을 좁히는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비협약채권자들이 채권 변제 등의 내용이 담긴 조건부 매각을 허용한 상황이라, 매각가를 낮출 경우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매각이 무산되면 성동조선의 상황은 더욱 어려워진다.

해당 부지는 근저당권이 잡혀 있어 임의경매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근저당권자들이 채권 보전을 위해 성동조선에 가압류 등 관련 조치를 취하게 되고, 이럴 경우 성동조선은 운영과 영업에 차질을 빚게 된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성동조선의 비핵심자산은 사실 거의 다 팔았다고 보면 된다”며 “조선업 구조조정과 맞물려 성동조선의 이머전시 플랜을 고민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통영 부지 매각을 최대한 성사시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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