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방송된 MBC ‘복면가왕’에서 음악대장이 7연속으로 가왕 자리를 차지하며 가왕 신기록을 또 한번 수립한 뒤 쏟아진 기사 제목들이다. 코미디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언론들은 실체를 적시 하지 않고 모두가 다 알게 우회적으로 언급한다. 실체를 적시했을 때 ‘복면가왕’의 기획의도와 포맷의 성격 때문에 실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제작진과의 암묵적인 약속을 위반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기사를 읽어보면 모두 7연속으로 가왕을 차지한 사람은 국카스텐의 하현우 라는 것을 100% 알게 된다.
하현우 뿐만 아니다. 하현우 거미 김연우 차지현 등 가왕에 오른 출연자 뿐만 아니라 개성적인 보컬이나 음색, 가창 스타일을 보이는 출연자들은 예외 없이 노래를 부르면 금세 실체가 드러났다.
음악대장을 비롯한 출연자의 복면은 더 이상 복면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실체가 다 드러났기 때문이다. 다만 제작진의 의도(?)대로 상당수 시청자나 언론은 모른 척 할 뿐 이다.
‘복면가왕’은 인기, 소속사, 외모, 나이 등으로 유발되는 선입견과 편견, 왜곡된 시선 등을 배제하고 오롯이 가수의 본질인 가창력만을 평가하기 위해 복면을 쓴 경연자의 대결을 통해 우승자를 가리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복면가왕’에서 복면이 세상과 사람들의 편견과 왜곡의 시선을 차단하고 본질에 이르게 하는 상징적 장치다.
그러나 실체가 확실하게 드러난 가수 특히 가왕의 경우, 가면은 더 이상 제작진이 의도한 가면의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한다.
이제 ‘복면가왕’ 제작진은 이 부분에 대해 포맷변경 등을 고민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음악대장 처럼 실체가 대부분 파악된 상황에서 가왕으로 출연이 지속될 때 오는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다. ‘복면가왕’의 기획의도를 살리면서도 실체를 알고 모른척하는 코미디 같은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제작진의 주도하에 출연자와 시청자가 알면서도 모르 척 하며 상황을 지켜보는 코미디를 계속해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