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금리 기조속에서도 은행 배만 불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금은행 대출금리가 10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대출금리만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예금금리는 석달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6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이에 따라 은행 수익성을 나타내는 예대금리차는 넉달째 개선세를 이어갔다.
대출금리 상승은 기업부문에서 대기업대출금리가, 가계부문에서 집단대출금리가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계의 일반신용대출금리는 2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시장형금융상품 금리는 되레 1bp 오른 1.63%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이같은 예금금리 하락은 시중금리 하락과 무관해 보인다. 최영엽 한은 금융통계팀 부국장은 “요구불예금이나 수시입출식 예금 등 은행에서 보면 저원가성 예금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반면 은행은 비교적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 등을 예치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출금리는 연 3.50%로 전월보다 3bp 올랐다. 지난해 5월 3.56%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11월 2bp 상승 이후 올 2월을 제외하고 오름세가 지속되는 셈이다.
기업부문에서는 대기업대출이 5bp 오른 3.28%를 보였다.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4bp 하락한 3.79%를 기록했다.
가계부문에서는 집단대출이 5bp 상승한 2.95%를 기록해 한달만에 상승반전했다. 집단대출은 지난해 11월 9bp를 시작으로, 올 1월 10bp 급등하는 등 최근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일반신용대출도 13bp 급등한 4.60%를 보였다. 이는 2014년 3월 14bp 급증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2bp 떨어진 2.97%로 지난해 12월 3.12% 이후 석달째 하락했다.
최 부국장은 “대기업쪽에서는 단기 운전자금 대출 취급이 많다보니 올랐다. 가계대출도 집단대출과 신용대출이 올라 상승했다. 집단대출의 경우 최근 취급규모가 꺾인 것으로 보여 크게 확장하진 않을 것 같다”며 “신용대출은 차주의 신용상태에 따라 금리 레인지가 크다. 다른때와 비교해 위험도가 높은쪽의 신용대출 취급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신규취급액기준 47.0%를, 잔액기준 31.3%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월대비 3.2%포인트와 0.3%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감독당국 규제에 따라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올해말 37.5%, 내년말 40%까지 맞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