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포석을 뒀다.’
지난 4일 금호기업과 금호타이어의 합병에 대한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시장에서는 박 회장이 이번 합병을 통해 그룹 내 지배력을 공고하게 한 동시에, 금호그룹 재건의 ‘마지막 단추’인 금호타이어 재인수에 나서기 위한 자금여력을 마련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계열사 재편 작업을 잇달아 진행했다. 지난달 29일에는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기업이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금호터미널 지분 100%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4일에는 금호기업이 금호터미널과 합병을 한다고 공시했다.
시장에서는 일찍이 두 회사의 합병을 예상한 바 있다. 애초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만들어진 금호기업은 자체사업이 없는 특수목적법인(SPC)이어서 자금사정이 취약했다. 금호터미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2633억원의 보유현금과 건물·토지 등 알짜자산을 4434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매년 영업이익도 100억원 이상씩 남는다. 박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분 71.6%를 보유하고 있는 금호기업이 금호산업을 합병하게 되면서 지배구조가 한층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계열사 재편을 마친 박 회장의 다음 행보는 금호타이어 재인수가 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금호그룹의 재건을 꿈꾸는 박 회장에게 금호타이어는 ‘마지막 단추’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합병은 금호터미널 인수를 위한 ‘실탄마련’ 성격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금호그룹의 핵심사업체였던 금호타이어는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지난 2014년 워크아웃을 졸업했지만 현재까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최대주주로 있다.
다만 이번 합병만으로는 박 회장의 자금여력이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금호타이어 주식 42.1%를 고려할 때 1조원을 호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박 회장이 작년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NH투자증권으로부터 빌린 3500억원을 내년 상반기까지 갚아야 한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