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업계에 제3의 해운동맹 탄생이 임박했다.
일본 3대 해운사인 NYK(Nippon Yusen Kabushiki Kaisha)와 K라인(Kawasaki Kisen Kaisha), MOL(Mitsui O.S.K. Lines Ltd)을 주축으로 아시아와 유럽 해운 대기업들이 새로운 해운동맹을 결성할 것이라고 1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새 해운동맹에는 일본 3대 해운사 이외에 독일의 하파그로이드(Hapag-Lloyd), 한국의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대만의 양밍해운이 포함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하파그로이드는 두바이 소재 UASC와 합병을 논의하는 중이어서 UASC도 새 해운동맹에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 실질적으로 8개 해운사가 새 동맹을 구성하는 셈이다.
한 소식통은 “이미 발표된 양대 해운동맹에서 제외된 글로벌 해운사 대부분 또는 전부가 새 동맹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 동맹에서도 소외된 해운사는 소규모의 지역 항로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새 동맹의 제휴 수준이 어느 수준일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각 해운사가 동맹을 위해 주요 항로에서 자사 이점을 얼마나 포기할 지도 이슈다. 그러나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동맹 이외 다른 선택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 소식통은 “해운업체들이 미국, 중국, 유럽 당국과 협의에 들어갔다”며 “이들은 13일 제3의 해운동맹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의 윌리엄 도일 위원은 이번 주 “새 해운동맹 구성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하면서도 세부적인 언급을 피했다.
앞서 지난달 중국 원양해운그룹(코스코)과 프랑스의 CMA CGM, 홍콩의 OOCL, 대만 에버그린 등이 해운동맹 ‘오션얼라이언스’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는 글로벌 1위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라인과 2위 스위스 MSC가 결성한 ‘2M’에 이은 두 번째 초대형 해운동맹이다. 이에 남아있는 해운업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동맹 결성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동맹의 일원이 되는 것은 해운업체에 매우 필수적이라고 WSJ는 강조했다. 화물 운임은 지난 2년간 손익분기점 밑으로 떨어지는 등 계속 바닥을 치고 있고, 공급이 수요보다 30% 과잉인 상황이다. 동맹 파트너들은 선박과 항로 네트워크, 항만 등을 공유할 수 있어 연간 수 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현재 부도를 피하기 위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비용을 30% 이상 절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머스크의 닐 앤더슨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실적 발표 당시 “중소 해운업체들은 해운동맹에 속하지 못하면 경영전략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며 “이들은 해운동맹에 들어간 다른 업체와 합병하거나 특정 항로나 지역 서비스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