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육아 애플리케이션을 운영 중인 A스타트업은 지난해 7월부터 앱 개발자를 뽑기 위해 채용 공고를 냈지만 약 1년간 인력을 채용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A스타트업은 안드로이드 앱만 개발해 놓은 상태로, 아이폰용 iOS 앱은 만들지도 못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최근엔 A스타트업의 대표가 직접 배워가며 iOS 앱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 다이어리앱을 서비스 중인 B스타트업도 최근 개발자 인력 채용 공고를 냈다. 디자이너, 마케터 등의 인력 채용은 비교적 수월했지만 수준 있는 개발자 채용이 쉽지 않아서다. 이에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앱 화면에까지 공고를 냈지만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이 밖에도 많은 스타트업들이 개발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청년 창업은 늘고 있는데 정작 스타트업에 근무하려는 청년 인력들이 없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 업계에서 전반적으로 개발자를 채용하는 게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디자이너, 마케터 등의 분야는 의외로 채용이 쉽지만 개발자 분야는 CTO(최고기술책임자)급 인력이 필요한 만큼, 뽑기가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엔 iOS 개발인력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쪽 채용이 더욱 힘들어진 상황”이라며 “CTO급 개발인력 품귀 현상은 IT업계 전반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마케팅 업무 등은 경험이 적은 청년들도 채용시켜 활용하기 쉽지만, 개발 업무는 경험이 쌓인 전문인력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대기업에도 갈 수 있는 경험 있는 7~10년 경력의 개발자들이 굳이 위험을 감수한 채 스타트업으로 오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얘기다.
이에 스타트업들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구인에 나서고 있다. 더이상 단순한 채용 방식으로는 인력 수급이 되지 않는 만큼, 스타트업 정보제공 포털을 활용하거나 학교에 직접 강연을 가서 인재를 뽑는 식으로 구인난을 돌파하고 있다.
태블릿 적립 서비스 ‘도도 포인트’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스포카는 자체적으로 ‘기술 블로그’를 운영해 개발 과정 등을 외부와 공유하며 개발자 채용에도 도움을 받고 있다. 외부 개발자들이 블로그를 통해 스포카의 개발 과정을 살펴보며 자신과의 스포카가 적합한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맞춤형 채용이 가능해졌다.
스포카 관계자는 “과거 채용박람회, 채용포털 등을 통해 개발자 채용에 나섰지만 맞는 사람이 없어 거의 뽑지 못했다”며 “최근엔 고등학교 강연을 가서 직접 맞춤 인재를 뽑거나, 자체 기술블로그를 통해 인력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