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가 성인에게 매월 300만원을 지급하는 정책에 대해 찬반 국민 투표를 실시한다. 사전 여론조사의 경우 64%가 증세와 실업자 증가, 노동의욕 상실로 인한 국제 경쟁력 약화 등을 우려해 정부의 이같은 복지 정책에 반대했다.
2일 관련업계와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5일 복지정책에 대한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스위스 정부는 매월 2500 스위스프랑(한화 약 300만원), 어린이와 청소년 등 미성년자에게 매월 650 스위스프랑(약 78만 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투표에서 이 안이 가결되면 인구 800만명, 1인당 국민소득(GNI) 8만8120달러(2014년 기준 세계은행 자료)의 작은 부자나라 스위스는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조건없이 지급하는 세계 첫 국가가 된다.
기본소득보다 적게 버는 근로자는 부족한 금액을 추가로 받고, 수입이 없는 실업자는 기본소득을 통째로 받는다. 세금이 붙지 않는 이 기본소득은 다양한 복리후생비를 대체한다.
투표를 앞두고 스위스에서는 기본소득이 한층 발전된 복지 정책으로 삶의 질을 높인다는 기대감과 노동 의욕을 떨어뜨리는 '복지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맞서고 있다.
사전 여론조사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많았다. 스위스 미디어그룹 타메디아가 지난달 6일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64%가 조건없는 기본소득 300만원 지급에 우려를 나타냈다. 33%는 찬성했고 나머지 3%는 결정하지 못했다.
성인에게 매월 300만원을 지급한다는 정책에 반대 투표 의사를 밝힌 국민은 증세를 우려하고 있다. 이어 노동의욕 감소, 실업자 폭증, 물가 상승 등을 우려의 배경으로 꼽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제도가 도입되면 연간 2천80억 스위스프랑(한화 250조원)이 필요한데 기존 사회보장 예산을 줄이고 세금을 늘리는 것 외에는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반면 기본소득을 추진한 단체 측은 스위스가 기본소득 지급에 필요한 예산을 충당할 수 있는 부자 나라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