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 구조조정의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유상증자를 포함한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수립했고, 대우조선해양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등을 반영한 5조원 이상 규모의 최종 자구계획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주채권은행과 협의해 2018년까지 약 9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5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는 등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 계획 실행에 들어간다.
삼성중공업은 앞으로의 시황과 수주전망을 감안할 때 사업 축소가 불가피한 만큼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조정도 지속키로 했다. 또 생산에 직결되지 않는 자산은 전량 매각한다는 원칙 아래 이미 매각한 1500억원 규모의 거제호텔 외에 산청연수소, 판교R&D센터, 유가증권 등 4000억원을 더해 총 5500억원 규모의 자산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2017년 이후 생산량 감소로 인해 가동이 중단되는 잉여 생산설비는 용도 전환과 외부 임대 등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 할 계획이며 잉여 생산설비의 매각 여부는 향후 시황과 연계해 다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또 불확실한 경영 여건에 선제 대응하는 차원에서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증자 규모와 시기 등은 현재 진행 중인 경영진단 결과와 회사의 자금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이달부터 이사회에서 정관변경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하는 등 증자에 필요한 사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이상의 자구대책을 통해 △핵심역량 중심의 인력구조 개편 △고정비 30% 절감 △부채비율 축소 등 재무구조 개선을 이루고 나아가 불황에도 버틸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삼정KPMG로부터 받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등을 반영한 5조원 이상 규모의 최종 자구계획안을 발표한다.
자구안에는 설비와 투자 규모를 대폭 줄이고 인적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자회사인 디섹(DSEC)과 웰리브, 삼우중공업 등을 모두 매각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특수선 사업부를 자회사로 분리한 뒤 상장을 통해 자금을 끌어들이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서울본사 사옥 및 중국의 선체 블록공장인 대우조선해양산둥유한공(DSSC) 매각안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해상선박건조대인 플로팅 독 5개 중 2개를 매각해 생산설비를 약 30% 감축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력도 2300여명을 추가로 감축하고 하청업체 인력까지 고려하면 현재 4만명가량인 대우조선 관련 인원수는 3만명으로 줄어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