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주식회사가 일본과 미국 증시에 동시 상장이 결정되며 그 의미가 부각되고 있다. 라인이 상장되면 올해 일본에서 가장 큰 규모의 IPO(기업공개)가 된다.
12일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100% 자회사인 라인이 지난 2011년 일본에서 벤처기업 형태로 설립된 뒤 5년 만에 일본과 미국 증시에 동시 상장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동안에도 국내 기업의 해외법인이 현지 증시에 상장되는 사례들이 있었지만, 독자적인 기업 역량을 갖추고 독립적인 비즈니스를 수행하며 성장한 해외 자회사는 사실상 라인이 최초다.
실제로 기존 해외 상장기업들은 영업, 마케팅, 생산 대행 등 제한된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일례로 2000년 3월 나스닥에 상장된 삼보컴퓨터의 자회사 이머신즈는 영업, 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연구개발 등을 수행하며 심장역할을 하는 본사와 달리 독립적인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
라인 상장은 규모뿐 아니라 주요 해외 증시 두 곳에 동시 상장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이 해외 두 곳의 증시에 동시 상장된 사례는 없다. 심지어 라인이 상장되는 곳은 뉴욕증권거래소와 도쿄증권거래소다.
라인의 근거지인 일본에서도 크레이피시(Crayfish, 현 E-MACHITOWN)만이 미국과 일본에 동시 상장했다. 하나뿐이던 크레이피시마저도 2003년 미국 상장을 폐지했다. 급기야 2012년에는 도쿄증권거래소에서도 상장을 접었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시가 총액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증권거래소고 도쿄증권거래소는 세 번째로 큰 곳이다. 특히 뉴욕증권거래소에는 알리바바, 트위터, 링크드인과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거래되고 있는 시장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주요 증시 상장이 라인이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더욱 인정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메신저가 모바일에서 핵심적인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라인이 페이스북, 와츠앱 등 거대한 규모의 글로벌 기업과 어떤 경쟁을 벌여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네이버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100% 자회사인 라인의 일본과 미국 상장을 위한 신주발행을 결의했다. 라인은 신주발행 방식으로 일본 투자자 1300만주, 일본 외 해외 투자자 2200만주 등 350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라인은 일본에서 다음 달 15일, 미국에서 같은 달 14일(현지 시간 기준)부터 증시에 상장된다. 일본에서는 직상장, 미국에서는 주식예탁증서(ADR)를 발행하는 형태로 기업공개가 이뤄진다. 공모 예정가는 주당 2800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