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업체인 우버테크놀로지와 라이벌인 중국의 디디추싱이 시장점유율 경쟁을 넘어 투자금 유치 경쟁까지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중국판 우버로’로 불리는 디디추싱은 최근 투자자와 대출기관으로부터 총 73억 달러(약 8조563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유치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자금 조달에서 디디추싱은 투자자로부터 45억 달러를 유치, 대출 형태로 28억 달러를 확보했다. 회사는 신규 자금 유치를 통해 100억 달러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디디추싱의 기업가치는 250억 달러를 웃돈다.
이번 디디추싱의 자금 확보 소식은 우버의 투자금 유치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우버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로부터 35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전날에는 레버리지론을 통해 최대 20억 달러를 확보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레버리지론은 투자 등급 미만의 중견기업에 담보를 받고 대규모 자금을 빌려주는 담보대출을 말한다. 이로써 우버가 최근 조달한 자금 규모만 55억 달러에 달한다. 우버는 조달한 자금을 사업 확장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우버의 기업가치는 625억 달러. 전 세계 스타트업 중 최고의 몸값이다.
FT는 이러한 투자금 유치 경쟁은 차량공유 시장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지고 있으며 동시에 해당 업계에 막대한 투자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버와 디디추싱에 비해 소규모인 차량공유서비스 업체들도 최근 상당 규모의 투자금 유치에 잇달아 성공하고 있다. 이스라엘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겟(Gett)은 지난달 독일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으로부터 3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고, 지난 1월에는 미국 리프트(Lyft)가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5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투자금 유치 경쟁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조달보다는 자금 여력이 탄탄한 투자자들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는 쪽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통상 스타트업은 어느 정도 회사가 성장하면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하지만 우버는 당분간 증시 상장 데뷔 계획이 없다고 거듭 밝혀왔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일각에서는 우버와 디디추싱의 몸값이 비이상적인 흐름으로 보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맨해튼벤처파트너스의 맥스 울프 스타트업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두 업체의 자금 조달 경쟁은) 군비 경쟁으로 현재 합리성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