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이투데이가 나이스평가정보,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의 올 상반기 신용등급 강등 기업을 전수조사한 결과 강등 기업의 59.7%가 조선ㆍ해운ㆍ기계ㆍ화학 등 전통 제조업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기업 중 중후장대 산업이 47.9%를 차지했던 것에 비하면 11.8%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부문별로는 조선과 기계 산업이 신용등급 하락을 이끌었다.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삼성중공업뿐 아니라 두산, 두산엔진, 두산중공업, 현대비엔지스틸, 포스코엔지니어링, 건화 등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해운 물류 부문에서는 한진해운, 현대상선, 한진, 대한항공 등 국적 기업 대부분의 신용등급이 내려갔다. 화학, 에너지 산업에서는 GS, GS에너지, OCI, 대림에너지, 에프티이엔이의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중후장대 산업 등급 하락 비중을 신용평가사별로 보면 한기평이 71.4%를 차지했다. 한신평은 59.7%, 나이스평정은 55.2%를 각각 기록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신용등급을 올린 기업보다 내린 기업이 많았다. 한신평의 경우 신용등급을 내린 기업이 38개로 3대 신평사 중 가장 많았다. 이 회사가 신용등급을 올린 기업은 18개였다. 이어 나이스평정은 29개 기업의 신용등급을 내린 반면 8개 기업을 상향 조정했다. 한기평도 28개 기업의 신용등급을 내렸고 9개 기업의 신용등급을 올렸다.
전통 제조업의 신용등급 추가 하락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기업의 구조조정이 시작 단계인 데다 경제성장률도 지난해에 견줘 크게 낮아질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 제조업이 국내 산업 경쟁력을 뒤쫓으면서 각 부문의 위기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송태준 한기평 실장은 “국내외 거시경제 환경의 급격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신용등급 하향 우위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