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업계가 기존 발효유 제품을 잇달아 리뉴얼하며 시장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4일 관련업계 따르면 발효유 제품이 우유 함량을 높이고 당 함량을 줄이는 한편 현대적 디자인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늘어나고 정부가 당류의 유해성으로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업계가 저당 제품 개발과 출시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빙그레는 19년 만에 ‘닥터캡슐’을 리뉴얼한 ‘닥터캡슐 프로텍트’를 출시했다. 지난 1997년 출시한 닥터캡슐은 유산균을 산성에 강한 캡슐에 넣어 ‘장까지 살아서 간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큰 인기를 얻은 제품이다. 이번에 리뉴얼된 제품은 발효유의 핵심인 유산균주를 유산균 제조회사인 듀폰사의 ‘Protect BL-04’로 변경했다. 또 국산원유 함유량을 70%로 늘려 기존 제품에 비해 2배 사용했다. 용기도 페트 재질로 바꿔 유통과 보관에 안정성을 더했다. 당 함량도 기존 제품 대비 25~30% 낮췄다.
빙그레 관계자는 “연 4000억 원 규모의 마시는 발효유 시장에서 건강을 강조한 발효유의 비중이 70%에 달할 만큼 큰 시장”이라며 “이번 닥터캡슐 프로텍트 리뉴얼 출시로 마시는 발효유 시장의 1위을 탈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연 매출 900억 원으로 발효유 시장 1위를 지켜온 남양도 지난해 ‘불가리스’를 리뉴얼했다. 1991년 1월 불가리스가 첫 출시될 당시만 해도 국내 발효유 시장에선 65㎖ 요구르트가 주를 이뤘다. 불가리스와 같은 150㎖ 발효유는 생소한 제품이었다. 리뉴얼된 불가리스에는 한국 장수마을에서 찾은 프로바이오틱 유산균인 ‘PL9988’이 첨가됐다. 또 비피더스 증식제를 개발해 장내 유익균인 비피더스균을 50% 이상 늘리고 당을 줄였다. 남양 측은 리뉴얼 불가리스가 하루 30만 개 이상 판매되고 1위 수성을 자신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와 서울우유협동조합도 장수 브랜드 제품을 리뉴얼했다. 한국야쿠르트는 16년 만에 ‘헬리코박터 프로젝터 윌’을 새롭게 리뉴얼하고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저지방’을 출시했다. 지난 2000년 첫 선을 보인 윌은 누적 판매량 32억 개를 돌파한 한국야쿠르트의 대표 브랜드다. 신제품은 베리류의 왕으로 불리는 블랙커런트와 항산화 효능을 갖춘 크랜베리가 첨가됐다. 서울우유는 10년 만에 ‘목장의 신선함이 살아있는 요구르트’ 13종을 리뉴얼해 출시했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오래 전 출시돼 인기가 좋은 장수 브랜드는 업체 입장에서 함부로 리뉴얼하기 힘들다”면서도 “우리나라 1인당 연간 발효유 소비량은 아직 G20 국가 평균보다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어 업체들이 장기적 성장성을 보고 잇달아 제품을 리뉴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