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조선ㆍ해운ㆍ철강ㆍ석유화학ㆍ건설 등 5대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정부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IBK기업은행이 보유한 5대 취약업종 관련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5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기업의 경영 상황이 악화할 경우, 협력기업 및 하청 중소업체에 충격이 전이돼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5개사에 대해 1400억8800만 원의 여신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중소기업이다.
기업은행은 해당 조선5사 관련 매출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하는 업체 326곳을 대상으로 약 6495억 원을 대출했고, 50% 이상 매출을 차지하는 업체 181곳에는 4474억 원의 대출을 진행했다. 조선 5개사에 대한 매출비중이 70%를 넘어가는 416곳 업체는 기업은행으로부터 약 8781억 원을 대출받았다.
즉, 조선 5개사를 원청업체로 둔 923개 협력업체에 대한 기업은행의 여신은 총 1조9749억2300만 원으로, 약 2조 원에 달하는 수치다.
여기에서 5대 취약업종의 구조조정 대상 대기업으로 범위를 넓힐 경우, 매출 비중이 30% 이상인 중소기업에 대한 기업은행의 대출 잔액은 약 5조 원으로 늘어난다.
지난 1분기 기준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점유율은 22.4%로, 국내 은행 가운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잔액만 130조 원을 넘는다.
이런 기업은행의 여신 익스포저 특성상 5대 취약업종 부실이 하청업체로 확산할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취약업종과 관련한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약 62조5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STX조선해양 사례만 봐도 관련 협력업체의 충격 여파는 매우 컸다”며 “중소기업 대출을 많이 보유한 기업은행의 경우 관련 동반 부실화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월 STX조선이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관련 납품대금을 못 받은 지역업체는 108개사였다.
현재 동결된 납품대금은 700억 원에 이른다.
5일에는 STX조선의 협력업체인 포스텍이 자금난에 봉착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