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100% 자회사 라인이 미국과 일본 증시에 ‘동시 상장’이라는 쾌거를 올렸다. 국내 기업이 성장시킨 해외 기업이 글로벌 증시에 동시 상장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특히 미국과 일본 상장을 통해 해외에서 네이버의 이름값도 높아질 전망이다.
라인은 전날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데 이어 15일에는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라인의 주당 공모가는 3300엔(약 3만7900원)으로 이번 상장을 통해 1조5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인은 2013년 해외시장에서 급성장하면서 2014년 상장설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기업가치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상장해야 투자받기가 원활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직원들이 스톡옵션을 행사하고 싶어하는 요구도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상장에 대한 시기와 방식을 둘러싸고 내부적으로 의견차가 생기며 상장을 몇 차례 고배를 마셨다. 라인은 시장에서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고 또 다른 경쟁 메신저가 등장하면서 기업가치도 한풀 꺽이게 됐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 라인의 상장 시기가 늦은 것이 아니냐고 분석하고 있다. 2년 전 상장했다면 시가총액은 10조 원이 넘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현재는 이보다 줄어든 약 8조 원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상장을 어떻게 진행하는 지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장은 “라인 상장이 협회 등과 계약을 통해 진행하는 만큼 그동안 제대로 답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며 “상장 시기를 늦추는 바람에 나쁜 상황에서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큰 돈을 확보할 수 있을 때 상장하는 것이 성공적인 것인지, 사업에 자신이 있고 좋은 투자가 될 수 있을 때 상장하는 것이 성공적인 것인지는 다르다”라며 “당시 자금을 확보해야 할 만큼 절박한 상황은 아니었으며 지금이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라는 판단에 상장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 동시 상장을 통해 해외 진출의 의지를 더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장은 “일본은 라인의 가장 많은 사용자와 매출액이 나오는 곳이고 미국은 해외 M&A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글로벌 비전을 구성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에 동시 상장하는 것이 최적의 모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