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공직자의 허위 재산신고가 5년 새 1.7배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검찰·경찰·법무부 등 법을 수호하는 사법당국에서 허위신고자가 가장 많아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서울 영등포갑)이 25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기관별 신고재산 심사 현황’에 따르면, 재산 누락 등 허위신고로 적발돼 처벌받은 공무원은 2011년 322명에서 2012년 385명, 2013년 429명, 2014년 467명, 2015년 544명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이 중 재산정보 공개대상인 1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이 2011년 69명, 2012년 89명, 2013년 83명, 2014년 121명, 2015년 153명으로 같은 기간 2배 이상 급증했다. 비공개대상인 2급 이하 공무원은 같은 기간 253명에서 391명으로 증가했다.
일례로 공무원 A씨는 재산 정기변동신고 때 본인 예금과 채무 21건 2억2100만 원과 부친 예금과 채무 등 6억9300만 원 등 총 46건 9억1400만 원을 누락했고, 공무원 B씨는 배우자 명의 건물 6억3100만 원을 고의로 신고하지 않았다.
2015년 허위재산신고로 처벌받은 기관별 현황을 살펴보면, 1급 이상 공직자 중에선 경기도가 16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강원도 15명, 경상북도 11명, 국방부와 인천시 각각 10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처벌은 여전히 솜방망이였다. 정부공직자윤리위는 경기도 공무원 16명 중 단 1명에게만 과태료를 부과하고 나머지 15명에겐 경고 및 시정조치만 내렸다. 강원도는 15명 모두에게 경고 및 시정조치만 했고, 경상북도는 11명 중 3명에게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는 여전히 미약한 현행 처벌규정 때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현재 재산신고 누락에 따른 처벌규정은 5000만~3억 원 이하 누락 시 경고 및 시정조치, 3억 원 이상 누락 시 과태료 부과 또는 징계의결을 요청하도록 돼있다.
김 의원은 “진경준 검사장 사건에서도 확인 되었듯이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심사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관련 제도를 보완해서 재산형성 과정은 물론이고 재산변동 추이를 제대로 심사할 수 있게 해서 공직윤리를 확립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급 이하 공무원 가운데선 사법당국의 재산 허위신고가 도드라졌다. 전체 391명 중 경찰청 82명, 대검찰청 33명, 법무부 32명으로, 10명 중 4명 가까이가 사법당국 공무원이었다. 이외에 국민안전처 25명, 교육부 24명, 산업통상자원부 23명, 국방부 19명 순으로 재산 허위신고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