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魚)’ 중 하나로 꼽히는 증권선물거래소(KRX) 상장이 마침내 가시권에 들어왔다. 진통을 겪어왔던 KRX 회원사들의 공익기금 출연문제가 마무리되면서 오는 10월 상장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KRX 출자지분을 소유한 25개 국내 회원 증권사들의 평가차익에 대한 기대감도 무르익고 있다. 그 규모는 1개사당 평균 358억원 꼴로 최소 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00% 무상증자 후 증자주식 공모
KRX는 삼성증권을 포함한 45개 회원사가 KRX 상장의 핵심 현안인 공익기금 출연에 모두 동의함에 따라 자본시장발전재단(가칭) 설립을 포함한 상장절차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고 8일 밝혔다.
KRX는 상장을 위해 3750억원 규모의 공익기금을 출연을 약속한 바 있고, 이중 2000억원을 직접 출연키로 한 바 있다. 나머지 1700억원은 회원사를 통해 조달키로 했지만 일부 주주들이 반대해 그동안 상장작업이 지체돼 왔다.
KRX 상장추진단과 주관사인 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중 예비상장심사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게 되면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공모절차를 밟게된다.
KRX 관계자는 “현안인 공익기금 출연 문제가 매듭지어짐에 따라 오는 10월쯤이면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상장방식은 현재 100%(2000 만주) 무상증자 후 자본금을 2000억원(발행주식 4000만주, 액면가 5000원)으로 늘린 뒤 증자주식을 전량 매출(발행주식의 50%)하는 공모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5개 국내 증권사 평가차익 최소 8973억원
현재 자본금 1000억원(발행주식 2000만주)인 KRX는 28개 증권사가 지분 84.85% 갖고 있고, 이 가운데 국내 증권사 지분은 25개사의 76.31%(1526만주)에 이른다.
이어 12개 선물사가 4.14%, 중소기업진흥공단 3.04%, 한국증권금융 1.12%, 증권업협회가 2.05%씩을 갖고 있다. 나머지 3.78%는 자기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KRX의 공모가가 대략 3만원~3만5000원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KRX가 ‘지분 5% 초과한도 해소’를 위해 지난해 우리투자증권과 코스콤, 증권예탁결제원이 보유하던 75만6241주를 주당 6만6000원에 매입한 가격에 상장공모때 100% 무상증자 물량을 반영한 가격 3만3000원을 근거로 한다. 반면 국내 증권사들의 KRX 무상증자분을 감안한 보유주식의 주당장부가는 3602원 수준이다.
따라서 KRX 공모가가 3만3000원에 결정된다면 증권사들은 무상증자분에 대한 구주 매출에서 주당 2만9398원씩 총 4486억원 가량의 처분이익을 내게 된다.
◆평가이익 최소 350억원 이상 18개사 달해
또 KRX의 상장 후 시세가 공모가 수준에서 유지만 돼도 보유한 주식에서 동일한 금액만큼의 평가이익이 기대돼 총 8973억원에 달하는 평가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1개사당 358억원 꼴이다. KRX 지분 4.60%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투자증권은 주당 장부가가 1966원으로 평가차익 규모가 570억원에 달한다.
이어 대우(이하 KRX 지분율 3.23%) 402억원, 한국(3.20%) 395억원, 대신(3.22%) 393억원, 굿모닝신한(3.16%) 386억원, 브릿지(3.12%) 386억원, 현대(3.12%) 383억원, 서울(3.04%) 382억원, 동양종금증권(3.05%) 376억원 등 상당한 차익이 기대된다.
이를 포함해 한화(이하 평가이익 374억원), 신영(372억원), 교보(370억원), 부국(368억원), 유화(362억원), 메리츠(359억원), 하나(358억원), SK(356억원), 신흥(353억원) 등 평가차익이 350억원을 넘는 증권사도 18개사에 이른다.
대신증권 정제영 애널리스트는 “중소형 증권사들은 KRX 출자 지분으로 한 해 순이익을 벌어들이는 셈이기 때문에 KRX 상장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며 “KRX 상장은 또 증권사들의 기업가치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해 인수합병(M&A)를 가속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