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전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비리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그가 운영하는 사모펀드(PEF)에도 불똥이 튀는건 아닌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장관과 KDB산업은행장을 지낸 강 전 회장은 지난해 7월 사모펀드(PEF)인 파이오니아인베스터즈를 설립했다.
화려한 금융권 경험을 앞세워 금융투자업계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한 것이다.
사명인 파이오니아인베스터즈는 강 전 회장이 KDB산은 재직 시절 애착을 가졌던 기술혁신, 창업벤처 지원프로그램인 파이오니아(Pioneer)에서 이름을 따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파이오니아인베스터즈엔 ‘강만수의 남자’로 불릴 정도로 강 전 회장이 아끼는 후배인 데이비드 전 전 KDB자산운용 대표도 합류해 업계의 이목을 모았다.
실제 데이비드 전 대표는 강 전 회장이 KDB산은 회장 재직 시절 당시 뉴욕 월가에서 그를 직접 스카웃한 바 있다.
데이비드 전 대표는 미국 칼럼비아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8년간 미국 베어스턴스에서 수석투자전략가로 활동했다. 그는 2000년엔 헤지펀드 운용사인 Tristar Advisor’을 직접 설립하고, 2010년부터 미국 뉴욕에 위치한 WEISS멀티스트래지어드어드바이저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역임했다.
이후 데이비드 전 대표는 2012년 7월 KDB자산운용(현 멀티에셋운용) 운용 공동 대표로 취임해 2014년 7월까지 역임했다.
강 전 회장이 파이오니아인베스터즈의 총괄 회장을 맡고, 자산운용과 투자자문 등은 산은지주 회장 시절 계열사 대표로 지낸 데이비드 전 대표가 직접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강 전 회장이 장관에 이어 KDB산은 회장 등 MB최고 실세 금융권 인맥으로 꼽혔고, 그에 따른 이름값으로 굴지의 대기업과 금융권에서도 펀딩을 꽤 받아 12월부터 본격적인 운용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며 “아무래도 이번 검찰조사 강도가 세지면 투자를 맡긴 곳에서 부담을 느낄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연기금들의 경우 자금을 맡긴 위탁 운용사들이 법규 위반 사항이 적발 될 경우 사안에 따라 자금 회수나 신규자금 배정 제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파이오니아인베스터즈의 누적 성과가 월 평균 0.5%~1%에 이를 정도로 견조해 자금을 맡긴 투자처에서 만족해 하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 사태는 강 회장 개인에 대한 것이고 그가 PE운용엔 직접 관여하지 않은 만큼, PEF경영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도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