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 개각으로 거론되는 대상은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임명된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윤성규 환경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 원년 멤버가 대부분 포함됐다. 김종덕 문화체육부 장관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도 교체 대상으로 회자되고 있다. 기자가 출입하는 미래창조과학부 최양희 장관 역시 개각 대상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현시점에서 박 대통령이 마음을 굳히고 개각을 단행할지는 분명치 않지만 말이다.
개각설 뒤에 따라오는 하마평도 무성하다. 미래부만 놓고 봐도 그렇다. 외부 인사에서부터 내부 발탁 가능성까지 벌써 한두 명이 아니다. 외부 인사로는 요즘 C씨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ICT(정보통신기술) 전문가인 C씨는 현재 한 대기업 계열사 대표로 몸담고 있다. 최근에는 BH 인사 검증에 올랐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C씨가 미래부 후임 장관으로 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반대로, 내부 발탁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정권 후반부로 접어든 레임덕을 잡고 정책 일관성과 조직 장악력을 유지하기 위한 카드일 것이다. 인사의 숨통을 틔우는 효과도 있다. 내부 발탁으로 간다면 당연 차관이 영순위 후보다. 근데 미래부의 경우 방대한 전문 업무 특성상 복수차관제를 도입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명의 차관이 모두 후임 장관 하마평에 올랐다.
행정고시 29회 출신 홍남기 1차관은 기재부 정책조정국장과 대통령직 인수위 전문위원 등을 역임한 정책·기획통이다. 홍 차관은 박 대통령의 철학과 창조경제에 대한 이해가 깊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행정고시 27회 출신인 최재유 2차관 또한 미래부 개각시 유력한 장관 후보자 중 한 명이다. ICT 정책 전문가인 최 차관은 ‘ICT정책 해우소’ 등을 통해 업계와 소통하고 정책 발굴에 적극 나선 것이 후한 점수의 배경이다.
미래부 내에서도 홍 차관이나 최 차관 모두 차기 미래부 장관으로 손색이 없다는 분위기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하루가 멀다하고 정보지(지라시)에서는 후임 장관 유력 후보자로 홍 차관과 최 차관이 시시각각으로 바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양희 장관은 9일 오전 박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과학기술전략회의’에 참석한 뒤 오후에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본능적으로 떠날 때는 대외 활동을 자제하는 습성이 나오기 마련인데, 최 장관은 반대의 분위기가 연출된 셈이다. 마지막까지 소임을 다하기 위한 행보일까. 아니면 유임으로 가는 흐름일까.
관가뿐 아니라, 관련 업계에서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지만, 인사라는 것은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법. 인사 전 수많은 말들이 오가는 것도 결국 인사의 속성인 불확실성 때문이다. 미래부는 창조경제 정책과 맞물리며 박 대통령이 집권 초기부터 가장 역점을 두고 운영한 부처다. 임기 반환점을 돈 지금, 어떤 인사 정책이 나올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