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감원 태풍이 불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된 국내 전업 카드회사들은 최근 1년간 1000여 명의 인력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영업 확장에 따라 은행 취업문도 대폭 좁아졌다. 올해 하반기 시중은행 중 채용의사를 밝힌 곳은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단 두 곳뿐이다. 규모는 약 500명 수준에 불과하다.
23일 이투데이가 7개 카드사 반기보고서와 은행권 채용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카드사 전체 직원은 지난해 6월 1만3115명에서 올해 6월 1만2106명으로, 1년 만에 1009명이 감소했다. 정규직은 325명, 계약직은 684명이 줄었다.
대형 카드사 위주로 직원 감소폭이 컸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는 2932명에서 2466명으로 466명 축소됐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3260명에서 2928명으로 332명, 삼성카드는 2529명에서 2270명으로 259명 줄어들었다. 하나카드 66명, 롯데카드는 18명 각각 감소했다.
반면 직원 수가 증가한 카드사는 우리카드 75명, 국민카드 57명 등 2군데에 그쳤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 예상으로 각사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인력을 슬림화한 것”이라며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상수인 만큼 추후에도 인력 감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정이 안 좋기는 은행권도 마찬가지다.
국민은행은 이달 말 안으로 300명의 신입 행원 채용공고를 낸다. 우리은행도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사이에 200명에 이르는 대졸 일반직군 공채를 실시한다. 우리은행은 오는 11월경 사무행원도 뽑을 예정이다. 인원은 미정이다.
하지만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등 나머지 은행들은 아직까지도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인원 및 채용 시기 모두 결정된 내용이 없다.
6개 은행은 올해 상반기 공채로 324명을 선발했다.
신한은행 184명, 우리은행이 140명을 각각 채용했지만, 국민ㆍ농협ㆍ하나ㆍ기업은행 등 4곳은 아예 사람을 뽑지 않았다. 지난해 상반기 1018명, 하반기 1640명 등 총 2658명의 신입 행원을 뽑았던 것과 비교하면 올 한 해 은행권 채용인원은 일 년 새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마진 축소로 은행의 수익성이 약화되고 있는 데다 고객과의 접점이 영업점에서 ‘모바일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비대면 채널이 강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올해 하반기 국내 주요 대기업의 대졸 정규 신입직 채용 전망도 밝지 않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조사에 응한 267개사를 대상으로 채용계획에 대해 일대일 전화 설문한 결과 하반기 신규 채용 규모가 9.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응답 기업 8.5%(76개사)는 하반기 대졸 정규 신입 채용 자체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