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65) 씨가 교도소에서 일당 400만 원짜리 '황제노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벌금 대신 교도소 노역 30여 일로 벌써 벌금 2억 원을 탕감받았다.
28일 법무부와 교정본부에 따르면 춘천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 씨는 하루 7∼8시간씩 작업장에서 전열 기구를 생산하고 있다. 이 씨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 지난 11일 춘천교도소로 옮겨졌다. 노역장 환형 유치 결정 직후 서울구치소에 수용됐으나 여론을 의식해 수도권을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34억2090만 원의 벌금을 미납했다. 교도서 노역으로 이 벌금을 탕감받게 된다.
노역은 평일에만 이뤄진다. 휴식이 보장되는 주말과 휴일, 법정 공휴일은 노역이 없다. 그럼에도 노역일수에 포함돼 벌금이 탕감된다. 이 씨는 실제 노역 일수는 34일 동안이다. 이 기간 2억 원의 벌금을 탕감받은 셈이다. 일당 400만 원짜리 '황제노역'이라는 지적도 여기에서 나온다. 불과 50일간의 노역만으로 이미 2억 원의 벌금을 탕감받은 셈이다.
노역 일당이 통상 10만 원 수준인 일반 형사사범이라면 5년 6개월을 꼬박 노역해야 갚을 수 있는 금액이다. 현행법상 노역일수는 최장 3년을 넘길 수 없다. 일반 형사범은 3년 내내 노역해도 최대 탕감받을 수 있는 벌금은 1억950만 원에 불과하다.
한 번 정해진 노역 형태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변동이 없다. 이에 따라 이 씨는 전열 기구 생산 노역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벌금 미납액수에 따라 노역 일당은 10만∼수억 원으로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벌금 미납 노역자들이 하는 일과 강도는 별반 다르지 않다.
노역 기간을 최장 3년으로 못 박다 보니 환영 유치 제도를 둘러싼 '황제노역', '귀족노역'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이 씨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 씨는 지난 2005년 오산시 소재 토지를 445억 원에 매도하고도 325억 원에 판 것처럼 허위계약서를 만들어 27억 원 상당의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대법원은 전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40억 원, 이씨에 대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40억 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