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초보 투자자 A가 B로부터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투자 자문을 받고 있다. B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A의 투자성향, 목적은 물론 원하는 가격대에 가장 적절한 상품과 비중까지 조언해주다 보니 판단하기도 쉽다. 시간과 비용을 모두 절약한 셈이다. B는 바로 투자자문사 직원이 아닌 알고리즘, 빅데이터에 기반한 자산관리 프로그램인 로보어드바이저(RA)다.
#2.
장외매매를 주로 이용하는 C는 최근 매매 처리 기간이 상당히 줄어든 사실에 놀랐다. 기존에는 매매의사를 주고받고 체결이 이뤄지기까지 3일정도가 소요됐다면 이제는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돼 하루만에 모든 것이 끝난다. 체결이 일어남과 동시에 장부정리까지 빛의 속도로 마무리되는 셈이다. 심지어 일반적인 장외시장에 거래 시 지불했던 수수료도 획기적으로 줄었다.
코스콤이 로보어드바이저. 블록체인 등 자본시장에 새바람을 이끌 신기술들을 공개했다.
코스콤은 19일 ‘하반기 사업 전략 발표회’를 열고 기술연구소가 진행 중인 최신기술 도입과 관련 사업 내용과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구체적인 계획은 △R&D(블록체인·빅데이터) △오픈플랫폼 활성화 △RA테스트베드 운영 △신성장동력 발굴 △전사품질관리 등 5가지다.
정동윤 코스콤 기술연구소장은 “우리 연구소 업무는 각 본부별로 필요한 신기술 연구 조사 기능, 자본시장 내 신기술 조사 연구 및 개발, 무장애 시스템 구축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며 “이 기능을 기반으로 미래 신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선 연구소는 지난 9월 블록체인 기반의 장외시장 채권거래에 대한 개념검증(PoC)을 완료, 국내 자본시장에도 관련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 현재 초당 약 2000건까지 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채권과 현금간 동시 거래의 경우 약 200건을 처리할 수 있다.
내년까지는 하이퍼렛저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자본시장에 필요한 블록체인 거래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이퍼렛저 프로젝트는 금융권 뿐 아니라 모든 산업의 기업이 범용적으로 이용 가능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만들어진 리눅스 재단 중심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최기우 코스콤 연구개발(R&D) 부서장은 “향후 5년 내 블록체인이 가져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자본시장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할 것”이라며 “특히 유관기관, 증권사, 블록체인 기술업체와 협력하고 핀테크 오픈플랫폼과의 연계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부터 주가와 연동된 10여가지의 빅데이터 분석을 진행해 온 코스콤은 이를 활용해 킬러 콘텐츠도 발굴,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오픈플랫폼 기반 핀테크 서비스의 다양화도 추진한다. 즉 여러 핀테크기업과 금융회사 간 금융데이터와 서비스를 상호 제공해 금융 비즈니스를 용이하게 개발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14개의 증권사, 17개의 핀테크 기업이 참여 중이며 참여 회사 및 정보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스타트업과 동반성장을 통해 성공사례를 발굴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코스콤은 알고리즘, 빅데이터에 기반한 자산관리 프로그램인 로보어드바이저(RA) 테스트베드를 통해 온라인 투자자문· 일임업무를 수행한다.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34개사 42개 알고리즘 중 35개 알고리즘이 예심을 통과해 본심사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코스콤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사내벤처제도를 운영한다. 지난 7월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었고 내달 중 사내벤처 1기가 최종 선정된다.
전대근 코스콤 전무는 “핀테크를 비롯해 최근 핫이슈로 떠오르는 기술력과 보유 중인 기술 접목을 통해 방향을 설정해 코스콤이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 날 행사에는 전대근 이사, 정동윤 기술연구소장, 최기우 R&D부서장, 김광열 핀테크연구부장, 곽기웅 미래사업실장, 강석희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사무국TF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