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사모집합투자업 규제를 완화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업계에 잔치 분위기는커녕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관련 업계 진입 문턱을 낮춘 데 따른 부작용을 금융당국이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는 사모펀드 규모가 공모펀드를 앞지른 상황인 데다 최근 한미약품 공매도 사태 등이 불거지면서 사전점검 차원의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 라임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DS자산운용 등 신규 전문사모집합투자업 인가를 받은 회사들에 대해 전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장 검사와 서면 검사가 병행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체를 직접 검사하긴 어렵지만 대형업체와 특징별로 대표적인 곳을 집중 검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드러난 문제점들을 업계에 전달할 예정이며 공통적으로 발견된 문제가 있다면 내년 테마검사 주제에도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지난해 10월 25일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해 사모펀드 시장 진입 요건을 완화했다. 이에 기존 투자자문사들이 대거 전문사모운용사로 전환하고 신규 업체 진입도 빨라졌다. 기존 13개였던 사모펀드전문 운용사는 현재 79개로 늘었다.
사모펀드 시장 규모도 지난달 말 공모펀드 규모를 넘어 급증하는 추세다. 24일 기준 사모펀드 규모는 41조3409억 원으로 공모펀드 설정액(36조1257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규모가 작고 재무구조가 취약한 업체들이 제도권 운용사로 진입하면서 내부통제와 투자자 보호 실태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업력이 길었던 기존 투자자문사는 예외지만 대부분 전문사모운용사들이 급하게 요건을 갖춰 인가를 얻어내면서 주먹구구식 운영을 하거나 준법정신이 약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미약품 사태와 관련해서도 신규 전문사모운용사의 불법적 공매도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금감원과 금융투자협회는 28일 자산운용사 준법감시인들을 모아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기존 운용사 중 내부 운영 상황이 훌륭한 ‘베스트 프랙티스’ 사례 3곳을 선정해 시범 발표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정 법규 위반에 대해 잘잘못을 따지는 게 아니라 기초자산이 다양한 사모펀드 운용과 내부통제 실태에 대한 리스크를 점검하는 형식”이라며 “검사를 하는 입장에서도 원유, 부동산, 공모주 등 기초자산별로 상이한 리스크를 파악하는 작업을 선행해 초기 진입 업체의 문제 가능성을 사전에 예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