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인사 앞둔 현대차는… ‘폭풍전야’

입력 2016-10-2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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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품질 논란에 계열사 임원 임금 10% 자진 삭감… 대규모 문책인사도 예고

▲현대ㆍ기아차, 서울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
▲현대ㆍ기아차, 서울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올 연말 가장 살벌한 정기 임원인사를 예고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을 비롯한 현대차그룹 전체 임원이 이번 달부터 자신들의 급여를 자진 삭감하는 결단을 하자, 이번에는 실적 저조에 따른 문책성 인사에 주목하고 있는 것.

26일 현대차에 따르면 그룹 내 51개 계열사 소속 임원들은 이달부터 임금 10%를 자발적으로 삭감하기로 결의했다. 대상 임원은 이사대우 이상 직급 1000여 명이며, 급여 삭감은 1단계로 내년 말까지 지속된다. 대내외 경영 환경 악화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경영진의 판단이다. 현대차그룹 임원들이 급여 삭감에 나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월 이후 7년여 만이다.

이처럼 현대차가 분위기 반전과 함께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임원 급여 10% 삭감’이라는 카드를 꺼내면서, 연말 대규모 문책성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회사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매년 성탄절인 12월 25일을 전후로 정기 인사를 시행하는 현대차는 이달에만 두 번이나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 현지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중국 사업 수뇌부를 전격 교체했고, 국내에서는 국내영업본부장을 바꿨다.

직접적으로는 ‘세타2’ 엔진의 리콜 이슈, 파업 손실 등 ‘생산·품질’ 논란이 다가올 임원인사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품질경영은 정 회장이 가장 강조해온 경영철학이어서, 관련 부서 임원들은 좌불안석이다. 또 올해 임금협상에서 노조 파업으로 인한 사상 최대의 생산차질을 입은 데 대한 문책성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노무담당 임원들의 전략적 오판이 마라톤 파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을 보이는 등, 곳곳에서 대규모 인사 기조가 거론된다.

정 회장은 최근 3년간 임원인사에서 연구개발(R&D)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전기차, 수소차 등의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기술력 확보를 위해 R&D 관련 부서에서 승진 인력을 가장 많이 배출했다. 그러나 올해는 조직쇄신 차원에서 승진 폭은 예년보다 줄이고, 이동 인력이 많을 것으로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인사 배치와 함께 품질 결함을 수습하기 위한 조직 개편도 예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 내부적으로 연말 문책성 인사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올해는 생산이나 품질부문을 강화하는 인사 카드가 가장 큰 흐름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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