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주요 국가들의 정책금리 인하 및 동결이 잇따르면서 국내 유동성 과잉에 적극 대응해 왔던 한국은행이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은행은 최근 유동성 과잉을 우려해 콜금리를 두 달 연속 인상시켰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더불어 한은은 향후에도 국내 유동성 추이를 지켜보며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연내 추가 인상에 대한 가능성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들이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 여파로 최근 잇따라 금리를 인하하거나 동결하고 있어 한은의 콜금리 정책 결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9일 정책금리를 0.50%포인트를 전격 인하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일본과 유럽의 중앙은행들도 잇따라 정책금리를 동결시키며 금융시장의 충격을 흡수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따라서 한은이 연내에 콜금리를 추가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금융시장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세계 주요국가의 금융정책을 외면하고 나홀로 긴축정책을 고집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단행될 경우 모처럼 경기회복세를 접어 든 국내 경기에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정책금리 역전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미 정책금리는 최근 5.25%에서 4.75%로 낮아진 반면, 우리나라의 정책금리인 콜금리는 최근 잇따른 인상 끝에 5.0%로 역전된 상황이다.
단기적으로 미국이 금리 동결 또는 인하 기조가 지속된다면 무위험 재정거래 유인이 커져 단기 외화차입이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은의 연내 콜금리 추가 인상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따라서 최근 잇따른 콜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시중의 유동성 과잉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박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은이 세계 주요국가와 동조해 정책금리를 동결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