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산업의 성장과 수요가 본격화하면서 삼성과 LG 등 대기업들의 경쟁구도가 심화될 전망이다. 올 상반기 ‘기어 VR’ 등 관련 기기를 출시한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가 후발주자로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 분야의 수혜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시장조사기업 트렌드포스(Trend Force)에 따르면 전 세계 VR 시장 규모는 올해 67억 달러(약 7조6346억 원)에서 2020년 700억 달러(약 79조7650억 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VR 시장 역시 올해 1조4000억 원에서 2020년 5조7000억 원까지 성장이 기대된다.
VR는 그간 게임, 영화, 스포츠 등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사용돼 왔다. 하지만 시장 성장과 함께 헬스케어, 의료, IT, 광고 등 각종 산업으로 확산되며 경제적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시장 수성에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의 기어 VR는 지난 4월 이용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결합해 출시한 기어 VR 헤드셋은 올해 540만 대 팔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체 판매량 1800만 대의 3분의 1 수준으로 시장 점유율 1위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VR 수요 확대에 따라 삼성전자의 주력 캐시카우(Cash-Cow)인 DRAM과 NAND의 메모리 콘텐츠 증가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경쟁력을 확보한 OLED 부문은 스마트폰과 VR 기기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는 올 초 ‘360 VR’와 ‘360 캠’을 공개하며 VR 시장에 뛰어들었다. 또 G5 등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VR, AR(Augmented Reality, 인공지능)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플라스틱 OLED(POLED) 스마트폰을 통한 VR 시장 선점을 위해 VR 기기에 활용되는 구동회로 개발 등 신기술 관련 업무를 재편 중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LG전자 등도 VR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구도 속에 납품업체 등 중소형주 기업들의 수혜도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USB 커넥터를 공급하는 신화콘텍은 지난 1일 전일 대비 9.33% 오른 8200원에 거래되는 등 최근 주가가 상승세다. 이외에도 VR 기기의 제어 스마트밴드를 개발하는 이미지스, VR 렌즈를 개발하는 코렌·세코닉스, 미투온VR를 통해 3D센싱카메라 사업을 선언한 미투온 등이 관련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