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로 국정 혼란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하고 있어 한국 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7일 경제부처와 각종 연구기관에 따르면 최순실 게이트 사태가 국정 공백의 발목을 잡은 상황에서 각종 경제지표까지 불안한 수치를 드러내고 있다.
현재 경제팀은 사실상 원할하게 작용하기 힘든 구조다. 물러나는 유일호 부총리는 사실상 업무 추진 동력이 상실됐고 임종룡 내정자는 정식 임명 절차를 거치지 않아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모양새다.
우려스러운 것은 현재의 경기 상황이다. 각종 경제지표에서 경고음이 커지고 있지만, 수습하거나 대처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례적으로 경기 전망을 어둡게 예상했다. 이달 6일 KDI는 ‘경제동향 11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 증가세도 둔화하면서 경기 회복세가 약화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주요 경제지표에서 예상보다 악화했고 향후 경제 전망도 부정적인 요소가 더 도사리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9월 전 산업 생산은 1.3%를 기록해 전월 5%보다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다. 광공업생산의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전월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되는 등 부진이 지속됐고 서비스업 생산도 갤럭시노트7의 대량 반품 사태와 해운업 구조조정 등으로 도소매업과 운수업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수출 역시 대외 여건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주력 품목의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부진이 이어졌다. 10월 수출액의 감소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세를 유지했다.
내수 경기도 나빠지고 있다. 9월 중 소매판매액지수는 내구재가 감소로 전환되고 준내구재와 비내구재의 증가폭도 축소되면서 전년 동월보다 0.5%의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전월(6.1%)에 비해 크게 하락한 수치다. 실업률도 심상치 않다. 9월 실업률도 2005년 9월(3.6%) 이후 최고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경기 상황도 밝지 않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산업과 기업이 차별적인 위기 상황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이달 6일 발표한 ‘2017년 산업경기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내년에는 수출산업 간 경기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시장 수요가 내수시장 수요보다 상대적으로 좋아 수출산업 경기가 양호할 전망이지만, 석유화학이나 기계 등 상대적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위기 확산과 한계기업 증가도 산업계의 특징으로 꼽았다. 취약산업들의 위기가 고조되면서 이들 산업의 과잉생산에 대한 강제 조정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취약산업의 위기가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면서 한계기업 비중이 올라갈 것으로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