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8일 한광옥 비서실장 등 신임 청와대 참모진과 신임 대사들을 대상으로 각각 임명장과 신임장을 수여하면서 공식일정을 재개한다. 지난 10일 한ㆍ카자흐스탄 정상회담 이후 8일 만이다. 또 다음달 일본에서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한중일 정상회담도 일정이 확정되면 참석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이 이틀연속 차관인사로 내치에서도 운신의 폭을 넓힌 데 이어 대사 신임장까지 수여하는 등 통상 업무도 수행하면서 사실상 국정 운영을 본격화하려는 의지가 재확인됐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이 오후 2시 청와대에서 정종휴 주 교황청 대사 등 신임 대사 5명에게 신임장을, 조태열 주 유엔 대사에 임명장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이어 “오후 2시30분 한 비서실장과 박준성 중앙노동위원장, 안총기 외교부 2차관 등 정무직 10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다음달 열리게 될 한중일 정상회담에도 참석할 방침이다. 정 대변인은 일본 아사히신문이 ‘한국이 한중일 정상회담 참석을 통보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 일정이 확정되면 참석하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직 우리가 참석하겠다고 통보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한중일 3국간 협력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회의다. 일본 요리우리 신문은 최근 올해 주최국인 일본은 다음 달 19~20일 일본에서 개최하는 일정을 한중 양국에 타진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공식 일정 재개에 이어 다음주 국무회의 주재 여부도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특히 황교안 총리가 박 대통령을 대신해 페루 리마에서 개최되는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22일 오후에 귀국할 예정이어서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할 것이란 관측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할 확률이 높지만 박 대통령이 한달 이상 국무회의를 주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직접 챙길 가능성도 충분하다. 정 대변인은 국무회의 일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알려드릴 게 있으면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번 주말에도 박 대통령 퇴진과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촛불이 전국적으로 타오를 예정이지만 “국정은 내가 챙긴다”라는 박 대통령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엔 국회가 책임총리 추천에 손을 놓은 상황에서 국정공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는 미적거리며 슬그머니 국정에 복귀하는 모습을 성난 민심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