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정례 회의 직전에 비공식 회의를 소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OPEC 회원국은 30일 오전 8시 빈 시내의 호텔에서 물밑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29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가 보도했다. 이란과 이라크가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감산에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식으로 감산을 논의하는 OPEC 총회는 예정보다 1시간 늦은 30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이라크 간의 견해 차이는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란의 비잔 남다르 잔가네 석유장관은 빈에 도착하자마자 “감산에 합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란은 감산 할당량 대부분을 사우디가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9월 알제리 회의에서 이란의 감산 제외는 결정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의 원유 생산량을 4.5% 줄이는 대신 이란은 하루 평균 약 380만 배럴 산유량을 동결하라고 제안한 바 있다.
이라크 역시 꾸준히 감산 제외를 주장하고 있다. IS(이슬람국가)와 전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자금이 필요하고, 따라서 감산할 환경이 아니라고 말한다.
비OPEC 국가인 러시아의 알렉산더 노박 석유장관은 이날 빈에 방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OPEC이 합의를 할 경우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제를 달았다. 러시아는 OPEC 비회원국이지만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세계 3대 원유 생산국이다. 알제리와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이 29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감산 동참을 촉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감산 합의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지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팔리 에너지 장관은 지난 주말 OPEC이 감산에 합의하지 못하더라도 석유 시장은 균형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와 맥킨지의 애널리스트들은 만약 OPEC이 감산에 합의하지 못하면 국제유가는 배럴 당 35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OPEC이 합의하지 못하더라도 2017년 중반까지 45달러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감산이 불투명해지자 이날 국제유가는 4% 가까이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85달러(3.9%) 내린 배럴당 45.2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4일 이후 최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