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지구법’을 알게 되고 제2의 인생을 찾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서 굉장히 행복합니다.”
3일 서울 성동구 유니베라 사옥에서 열린 ‘생태와 복지-청년 이노베이터’ 세미나 강연에 나선 강금실 ‘포럼 지구와 사람’ 대표를 만났다. 강 대표는 지난 2015년 10월 포럼 지구와 사람을 창립하고 ‘지구법’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포럼 지구와 사람은 생태문명을 모색하는 사람들이 모인 지식공동체다. 반듯한 사무실도 없고 직원도 없는 네트워크 모임이지만, 2년째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강 대표가 포럼 지구와 사람을 창립하게 된 건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무현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 대표는 2008년 정치를 접고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을 다니면서 지구법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 처음에는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 몇몇이 모여 함께 책을 읽는 독서모임으로 시작해 포럼 창립까지 이어졌다.
강 대표는 “아직 비공개 모임으로 기초를 다지는 단계라 적극적인 홍보는 안 하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지구법 강좌로, 올해 2주년이 됐다. 지구법 강좌가 연 4회 변호사 연수프로그램으로 진행됐는데, 관심을 갖는 변호사들이 많아 자리를 잘 잡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다소 낯선 개념인 지구법은 2001년 토마스 베리가 처음 사용했다. 기존의 인간 중심의 법체계를 지구 중심의 법체계로 전환하자는 주장을 위한 이론적, 철학적 기초로 제시됐다.
강 대표는 “지난해 11월 포럼 지구와 사람 창립 기념 콘퍼런스를 개최한 이후 다양한 학술, 교육, 프로젝트 등을 구상 중이다”라고 밝혔다. 올해는 교육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생태와 복지- 청년 이노베이터’ 세미나 강좌를 처음 개최했다.
강 대표는 “아직 사무실도 없고 직원도 없이 운영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하면서도 “그래도 독서모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 세대가 아닌 미래 세대를 위한 움직임이지만 그 시작을 알린 강 대표의 모습은 누구보다 의욕적이었다. 그는 “법에 변화가 있어야 현실적으로 변화가 있다”며 “지구법 법제화는 아직은 익숙하지 않아 다음 세대에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