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본위제도(Gold Standard)는 통화의 가치를 금의 가치와 연계시키는 화폐제도다. 이는 19세기 영국에서부터 시작됐다. 금본위제도에서는 언제든지 화폐를 금과 맞바꿀 수 있었다. 화폐의 발행 규모도 금 보유량에 연동됐다. 환율 역시 금에 연동됐었다.
이처럼 금의 가치에 연동돼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던 금본위제도가 2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크게 흔들리게 된다. 전쟁에 필요한 돈을 충당하기 위해 참전국들이 돈을 마구 찍어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금을 얼마나 가졌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 결과 돈의 가치가 엉망이 됐고, 세계경제 질서를 회복시키기 위한 새로운 제도가 필요해졌다.
이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경제를 이끌어가게 된 미국은 금본위제와 유사한 국제통화 체제인 ‘브레튼우즈 체제(Bretton Woods system)’를 출범시키게 된다. 이 체제는 각국의 통화 가치를 미국의 달러를 기준으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한편, 세계의 기축통화인 달러의 가치는 금 가격에 연동시킴으로써 언제든지 달러를 금으로 바꿔준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었다. 당시 달러와 금의 교환비율은 금 1트로이온스(31.1035g)당 35달러였다.
그러나 미국의 만성적 국제수지 적자와 금의 유출 때문에 1968년에는 금의 공정 평가 시세는 그대로 두고, 민간시장의 금 가격은 자유시세에 맡기는 제도인 이중(二重) 가격제도를 채택했다. 또한 공정가격도 1971년 말 1트로이온스당 38달러, 1973년 2월에는 42.23달러로 인상했다.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자유시세는 여전히 공정가격보다 상당히 웃돌았다. 이에 따라 1976년 1월 마침내 금의 공정가격을 폐지키로 결정했다. 이후 국제 금가격은 런던 LBMA(London Bullion Market Association) 고시가격을 가장 표준적인 시세로 사용하고 있다. 런던 금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거래량이 많은 시장이다. 1684년 개장된 이래 300년 이상 금을 거래해 온 역사 덕분에 이곳에서 결정된 가격이 곧 국제 시세인 셈이다.
이처럼 브레튼우즈 체제에서는 달러 가치가 금에 의해 보장돼 달러와 국제 금값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따라서 금은 달러와 보완관계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브레튼우즈 체제가 와해돼 환율이 시장에서 결정되고 달러를 더 이상 금으로 바꾸어주는 금태환 제도가 시행되지 않자 달러와 금은 대체관계로 변화하게 됐다. 즉,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금값은 하락하고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국제 금값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여 왔다.
이런 대체관계가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금융위기가 진행되기 전에도 달러는 약세를 보여 왔지만, 당시의 금값은 온스당 900∼1000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다 한창 금융 위기가 진행되던 2011년 8월 22일에는 온스당 1916달러(장중 최고 기준으로 종가는 1889달러)로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미국경제가 점차 회복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기 시작하자 금 시세는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다. 2016년 6월 현재 국제 금 시세는 온스당 1200달러 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