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넷째주(19~23일) 코스피는 전반적으로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숨고르기 장세를 보였다. 지수는 한 주간 6.34포인트(0.31%) 하락한 2035.90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가 랠리를 펼쳤음에도 코스피의 탄력적인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지난 한 주간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은 1265억 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는 각각 66억 원과 1180억 원을 순매도했다.
◇“한 몸 불사르겠다” 반기문 발언, 동양물산 36.66% = 정권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차기 대선 유력후보들의 테마주가 여전히 큰 변동성을 나타낸 한 주였다. 금융당국이 테마주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상승·하락 종목에는 변함없이 정치테마주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한 주간 상승률 1위는 직전 주말 대비 36.66% 상승률을 기록한 동양물산이다. 동양물산은 김희용 회장이 김종필 전 총리의 운정재단 이사라는 이유에서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반 총장이 고별회견을 통해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이 한 몸 불사르겠다”고 말해 사실상 대권 도전의사를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 총장이 8주 만에 대선주자 지지율 1위에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웃지 못할 광경도 있었다. 반 총장을 지지하는 모임인 ‘반사모’가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삼익악기빌딩에서 발기인대회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삼익악기가 한 주간 16.23% 상승하기도 했고, 일찍이 반기문 테마주로 알려졌다가 ‘짝퉁’ 판명을 받았던 에쓰씨엔지니어링이 다시금 31.01%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보수신당’ 창당 움직임도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21일 새누리당의 김무성, 유승민, 오세훈 등 비박(비박근혜) 성향의 현역의원과 원외인사들이 대거 탈당을 선언하면서 여권의 대선가도가 새 국면을 맞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세우글로벌(유승민 테마주) 18.72%, 진흥기업(오세훈 테마주) 18.23%, 조일알미늄(김무성 테마주) 17.29% 등 탈당파 주요 인사 테마주가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아울러 독감과 조류독감(AI)이 확산됨에 따라 코스피시장에서는 일동제약(+14.61%)과 슈넬생명과학(+13.63%) 등 독감 치료제, 백신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일동제약은 국내에서 몇 안 되는 독감백신 제조사라는 점과 함께 연말 배당주 매력이 함께 부각됐다. 슈넬생명과학은 관계사인 에이프로젠이 지난 2014년 미국에서 출원한 조류독감 항체 관련 특허가 재차 부각됐다.
◇자동차 보험료 인하 출혈경쟁 전망…동부화재·현대해상↓ = 보통 상승·하락폭 순위에는 중소형주가 많다. 하지만 지난 주에는 국내 손해보험업계 2, 3위 기업인 동부화재와 현대해상이 나란히 하락 상위종목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현대해상의 23일 종가는 3만1650원으로 직전 주말(3만4850원)대비 10.71% 떨어졌고, 동부화재는 6만9200원에서 6만3700원으로 7.95% 하락했다.
대형 손보사 주가가 동반 약세를 보인 것은 삼성화재의 기습적인 자동차 보험료 인하 발표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지난 21일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5%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손보업계가 ‘출혈경쟁’에 나설 경우 업계 전체에 빨간등이 켜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우리들휴브레인(-7.86%), 우리들제약(-7.75%) 등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테마주는 탄핵정국 이후 처음으로 하락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들휴브레인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인 이상호 우리들 병원장의 부인 김수경씨가 우리들휴브레인의 대주주라는 이유로, 우리들제약은 우리들휴브레인의 계열사라는 이유로 각각 문재인 테마주에 꼽혀왔다.
이밖에 코스피 시장에서는 △암니스(-16.46%) △성지건설(-13.24%) △제일약품(-12.50%) △신세계건설(-10.71%) △하나투어(-9.18%) △인스코비(-8.79%) 등이 한 주간 하락폭 상위종목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