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추진 중인 현대시멘트 매각에는 쌍용양회공업-한앤코시멘트홀딩스 컨소시엄, 한라시멘트, IMM PE, 유암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8곳가량이 예비입찰에 참여하면서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본입찰까지는 아직 난제가 많지만 현대시멘트의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처럼 현대시멘트의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시멘트ㆍ레미콘 산업의 업황 전망과 무관치 않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말 실시한 2017년 산업 신용평가 전망에서 시멘트ㆍ레미콘의 사업환경을 ‘우호적’으로 평가했다. 한기평이 사업환경을 우호적으로 평가한 사업 부문이 4개 업종(화학, 정유, 항공, 시멘트·레미콘)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시멘트 산업의 2016년 실적은 호조를 보였다. 주택경기가 개선된 영향이 크다. 시멘트 판매 가격은 소폭 하락했지만 과거 완료된 주택 분양 물량의 영향으로 시멘트 출하량은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국내 주요 6개 시멘트 회사의 합산 에비타(EBITDA, 법인세ㆍ이자ㆍ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마진은 15.7%를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2014년 이후 15%를 웃돌며 우수한 영업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다만 주요 7개(쌍용양회ㆍ동양시멘트ㆍ성신양회ㆍ아세아시멘트ㆍ한일시멘트ㆍ현대시멘트ㆍ한라시멘트) 시멘트 회사의 2016년 합산 실적은 전년보다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2015년에는 이들 회사의 합산 실적은 매출 4조9000억 원, 에비타 7500억 원을 밑돌 전망이다. 하지만 이 역시 과거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의 외형 규모와 영업 수익성이란 것이 업계의 평가다.
김병균 한기평 평가기준실 전문위원은 “주택경기가 당분간 침체를 보인다 해도 과거에 분양된 물량을 통해 시멘트 업계는 2~3년간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투자은행(IB)업계 일부에서는 사모펀드(PEF)가 경영권을 가진 시멘트 회사가 다시 매물로 나올 것이란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올해를 포함, 2~3년 내에 일부 PEF가 외형을 키운 시멘트 회사의 투자회수(Exit)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유업계도 내년 사업 환경이 우호적인 사업 분야다. 정유업은 지난해 높은 실적 개선을 보였다. 유가가 2016년 1월 급락한 이후 점차 반등한 영향이 컸다. 한기평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주요 4개 정유회사(SK이노베이션ㆍGS칼텍스ㆍS-Oilㆍ현대오일뱅크)의 합산 에비타는 7조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의 5조6000억 원에 비해 28% 뛰었다.
정유업은 올해에도 정제마진의 완만한 상승과 유가의 변동성 축소로 양호한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석유 공급이 감소하면서 공급 과잉이 완화된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국내 업계 역시 양호한 실적을 기반으로 한 사업 확장 및 재편에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등에서 정유업체의 인수를 추진 중이다. 어느 업체를 인수할지에 대한 최종 윤곽은 올해 1분기 내에 나올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항공운송 부문에서는 저가 항공사(LCC) 업계의 M&A가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LCC 시장은 외국 항공사의 시장진입 확산, 신규 회사 설립 증가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항공사의 시장 점유율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 국내 여객시장(국내선+국제선)에서 9.9%에 불과했던 LCC 시장 점유율은 2016년 9월 기준 30.0%까지 확대됐다. 반대로 대형 항공사는 같은 기간 67.8%에서 44.9%로 줄었다.
경기 둔화와 LCC의 인지도 개선으로 해당 사업 부문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경쟁이 격화되면서 소형 LCC 간의 합병이 이뤄지거나 수익성을 높인 LCC의 대주주가 바뀌는 거래가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