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농수산물유통공사(aT)의 농축산물가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0일 기준 계란 특란(중품) 30개 들이 1판의 소매가격은 1년 전 5554원보다 68.7% 급등한 9367원이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계란 1판 가격이 1만 원을 훌쩍 넘어선 지 오래다. 채소류 가격도 급등했다. 1년 전 1포기에 1903원이던 배추는 3137원이고, 무 1개는 1051원에서 2602원으로 급등했다. 당근(무세척) 1Kg도 1940원에서 4211원으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지난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와 원유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데다 기상이변으로 곡물 가격까지 들썩이면서 물가 인상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출입물가가 넉 달째 올라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16년 12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86.13으로, 11월(83.74)보다 2.9% 올랐다. 2014년 12월 86.31 이후 가장 높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3% 상승해 2009년 4월(7.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12월 수입물가도 4개월째 올라 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83.14로 11월보다 4.2% 상승했다. 전년 동월보다 무려 9.2%나 올라 2011년 11월(10.7%)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특히 라면과 과자, 식용유 등 주요 공산품 가격이 오른 데다 서울 지역의 평균 휘발유 가격도 지난해 9월 1400원대에서 현재 1600원대로 올라서 서민가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정부는 성수품 공급을 평시보다 최대 1.4배 늘리는 한편 계란의 집중 공급과 시중가 대비 40% 저렴한 한우를 판매하는 등의 ‘설 민생안정대책’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상당수 대책이 지난해 발표된 설 대책과 유사하거나 표현만 일부 바뀐 수준이라는 평가다.
아울러 체감물가와 공식물가의 불일치에서 오는 혼동을 줄이려면 정부가 발표하는 소비자물가 통계 방식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대비 1%로 집계됐으나 실제 느끼는 체감물가 충격은 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