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모터스가 애플의 핵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크리스 래트너를 영입했다고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테슬라는 애플의 핵심 인사 영입을 통해 자율주행기술인 ‘오토파일럿’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래트너를 오토파일럿 소프트웨어 부사장으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래트너는 이날 오전 애플 개발자들에게 “다른 곳의 기회를 찾기 위해 이달 말 애플을 떠날 것”이라고 온라인 메시지를 보냈다. 애플은 이와 관련해 논평을 거부했으며 테슬라 측과 래트너 모두 그가 언제부터 테슬라에서 근무를 시작하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래트너는 애플 내에서 핵심 개발 엔지니어로 손꼽힌다. 최근까지 애플의 개발자 툴 부서를 총괄하며 애플 운영체제(iOS), 애플워치, 애플TV와 같은 새로운 플랫폼 개발을 주도했다. 10년 넘게 애플에서 근무한 래트너는 iOS용 응용 프로그램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래밍 언어 ‘스위프트’의 핵심 개발자로도 유명하다.
래트너와 같은 핵심 소프트웨어 개발자 영입은 테슬라로서는 애플과의 경쟁에서 승리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애플과 테슬라는 치열한 인재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애플과 테슬라는 최근 경쟁사로부터 많은 엔지니어를 영입하는 등 인재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4월 테슬라 엔지니어링 부사장 출신인 크리스 포릿을 영입한 바 있다. 특히 2015년 11월부터 오토파일럿 프로그램을 총괄했던 스털링 앤더슨이 퇴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부서를 총괄할 새 인물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등판했다는 점도 오토파일럿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해당 분야 최고의 인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래트너의 이탈이 부진에서 벗어나려는 애플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아직 완전 자율주행 단계가 아니어서 운전석에 운전자가 착석해 핸들에 손을 대고 있어야 한다. 미국 연방 안전당국은 지난해 7월 플로리다에서 발생한 ‘모델S’ 충돌 사망 사고에서 오토파일럿 작동이 사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