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과점주주가 추천한 5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관계자는 “조직의 안정을 위해 차기 행장을 최대한 빨리 확정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현재 서류심사 중인 임추위는 외부 전문기관 평판 조회에도 들어간다. 조회 결과가 나오면 다음 주 중 임추위 제2차 회의를 열고 인터뷰를 진행할 압축 후보군(쇼트리스트)을 추린다. 심층면접을 실시한 이후 이르면 설 연휴 전에 내정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최종 후보자는 오는 3월 24일 정기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은행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11명의 후보자가 난립한 가운데 차기 우리은행장 선출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이광구 행장과 이동건 부행장의 현직 임원 간 ‘리턴 매치’다. 이들은 이미 지난 2014년에도 우리은행장 자리를 놓고 한 차례 격돌한 바 있다.
당시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 2인자 자리인 ‘수석부행장’ 직을 역임하고 있던 이동건 부행장을 가장 유력한 은행장으로 꼽았다. 전임자인 이순우 전 행장을 비롯한 이종휘 전 행장까지 모두 수석부행장을 지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상업은행 출신의 이광구 부행장이 행장에 오르면서 ‘수석부행장은 행장으로 가는 직통열차’라는 공식이 깨졌다. 제49대 우리은행장에 취임한 이광구 행장은 2015년 12월 ‘그룹장 제도’ 도입을 주요 골자로 한 조직 개편을 단행해 수석부행장을 폐지했다. 한일은행 출신의 이동건 수석부행장은 영업지원그룹장을 맡아 수석을 뗀 부행장이 된다.
이광구 행장은 1957년생으로 충남 천안 출생이다. 천안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79년 한국상업은행에 입행해 38년 동안 활약한 금융통이다. 이동건 부행장은 1958년생으로 경북고와 영남대를 졸업한 TK(대구·경북)다. 이 부행장은 이순우 전 행장(경북 경주)과 이종휘 전 행장(대구)처럼 TK 인사로, 이번 행장 경쟁에서 비TK와 TK 간 지역구도 또한 관전 포인트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 민영화를 성공시킨 이광구 현 은행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나, 이동건 부행장의 신규 선정 가능성 역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