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도에서 아이폰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다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애플에 어떤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인지가 최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애플은 오는 25일 인도 정부 고위 관계자 측과 면담이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서 애플과 인도 정부는 올해 인도 내 생산시설 건립 전망을 타진할 계획이다. 현재 애플은 인도 정부 측에 현지 생산을 조건으로 각종 세제혜택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25일 회동을 앞두고 요청사항을 리스트로 정리해 인도 정부 측에 전달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 측이 요구한 혜택에는 15년간 인도에 들여오는 부품과 장비에 대한 세금을 감면해주는 조건도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해 라비 샨카르 프라사드 인도 정보기술부 장관은 “우리는 애플이 인도에 생산기지를 세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도 정부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애플은 이미 포화 수준에 도달한 미국 등 선진국 시장과 달리 인도를 블루오션으로 보고 이 지역의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다. 실제로 13억 명 인구의 인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스마트폰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애플은 아이폰의 비싼 가격 탓에 인도서 시장점유율이 2%에 불과하다. 대신 삼성전자와 인도 본토 저가형 스마트폰 업체가 인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5월 인도를 처음 방문해 인도 정부에 애플스토어 영업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도는 인도와 같은 단일 브랜드 유통업체들이 자국 내에서 판매를 하기 위해서는 제품을 구성하는 부품의 30%를 현지에서 조달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인도 정부는 애플에 사업 운영 첫 3년간은 이 조건을 적용하지 않기로 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애플은 현재 이보다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인도 정부는 ‘메이드 인 인디아(Made in India)’이미지 제고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애플 인도 생산기지 유치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인도 정부가 애플이 원하는 바를 모두 들어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도 정부가 애플의 요청을 받아들인다면 삼성전자와 샤오미 등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도 비슷한 혜택을 제공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리서치업체 가트너의 안술 굽타 책임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인도 정부는 다른 기업들에 어떤 양보도 하지 않았다”며 “정책에 있어서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