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교수는 21일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열린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 2017’ 컨퍼런스에서 ‘왜 배우는가’라는 주제로 강연 무대에 올라 이같이 역설했다.
최 교수는 배움의 목적에 대해 “생존의 질과 양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라고 규정했다. 그는 “인간이 원초적으로 적과 친구를 구분하거나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이유는 생존에 더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며 “그 구분을 전수하는 시스템이 바로 ‘지적 체계’”라고 말했다.
다만 최 교수는 “구분한 것을 지적 체계로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능력은 구분된 것을 충돌시켜 세계를 확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질적인 것 사이에서 동질성을 찾아 연결하는 일이야 말로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지적 활동이라는 게 최 교수의 설명이다.
이어 최 교수는 ‘인간 가운데 가장 타고난 인간은 은유하는 인간’이라고 말한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를 언급하며 “우리가 지식을 쌓는 이유는 남이 확장시켜 놓은 세계 속에서 살기보다 그 지식을 바탕으로 내 세계를 확장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강연에서 무엇보다 ‘도전과 용기’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이미 형성된 지식 속에 사는 사람은 새로운 세계를 확장하는 데 겁을 낸다”고 한 뒤, 불안함을 떨쳐내고 모르는 것으로 넘어가는 용기가 지식을 생산하고 생존력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꿈을 꾸는 용기’를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은 ‘꿈의 실현 가능성’을 묻지만, 이루기 위한 방법이 나와 있다면 그것은 꿈이 아닌 ‘좋은 계획’”이라며 “우리가 모두 ‘좋은 계획’만을 가진 것은 용기가 없고 모험을 안 해서 꿈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 2017’은 국내∙외 저명한 지식인들이 참여하는 대중 컨퍼런스다. 21~22일 열리는 올해 컨퍼런스에는 세계적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문학평론가 이어령, 소설가 은희경, 문학평론가 신형철, 소설가 김진명, 과학자 정재승, 시골의사 박경철, 역사학자 전우용 등 인사의 강연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