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연속 실적(당기순이익 기준) 업계 1위를 수성했던 신한금융지주가 새 회장 교체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다. 신한금융은 새 회장에 조용병 신한은행장을 내정했다. 조 내정자가 이끄는 리딩금융그룹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직원들 스스로가 행복해야 조직의 혁신과 고객과의 공감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조 내정자의 지론이다.
조 내정자가 맡은 후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 은행권 최초로 재택 근무, 스마트워킹 센터 근무, 자율 출근제 등 스마트 근무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직원들이 부담감과 압박감보다는 행복감을 느낄 때 실적의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편안한 리더십뿐 아니라 실무적 감각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 내정자는 학창시절부터 신한에 합류한 이후 줄곧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충청권 명문인 대전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후 신한은행에 첫발을 내디뎠다.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뒤에도 인사부장, 강남종합금융센터장, 뉴욕지점장, 글로벌사업그룹 전무, 리테일(소매) 부문장, 영업추진그룹 부행장,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경영자(CEO)로 성장했다. 신한은행장을 역임한 후 지주 회장 자리에까지 오르며 엘리트 코스를 완성했다.
◇신한, 리딩금융으로 성장 = 신한금융은 2001년 은행 중심에서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 후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2001년 2000억 원대이던 연간 순이익은 2004년 1조 원을 돌파했다. 이후 2008년 금융위기 때 주춤했다가, 2011년에는 국내 금융업계 최초로 당기순이익 3조 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해 추정 실적은 2조6000억 원대로 뒤를 쫓고 있는 KB금융지주(약 2조300억 원)보다 3000억 원 정도 많다. 중요한 주식투자 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에서도 0.73으로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신한금융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자산 규모가 400조 원(398조 원, 지난해 말 기준)에 육박한다.
이러한 성장에는 인수·합병을 통한 고객 기반과 채널 확대 전략이 주효했다. 신한금융은 지주회사체제 전환 이후 2002년 조흥은행 인수, 2007년 LG카드 흡수, 2013년 예한별저축은행 합병 등 주요 인수·합병 건을 성공시켰다.
이를 통해 지난해 6월 말 기준 907개(제주은행 37개 포함) 은행 지점을 가진 대형 금융사로 성장했다. 신한카드도 국내 브랜드 평판에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시장점유율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일본 등 해외 지점 27곳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얀마, 인도네시아,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해외 진출을 통한 사업 영토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과 ‘상생’ = 최근 금융지주들이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 인큐베이터를 운영 중이다. 신한금융도 ‘신한퓨처스랩’을 통해 핀테크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일부 핀테크기업과는 기술제휴와 사업협력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는 금융환경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다.
최근 신한퓨처스랩 3기 모집의 설명회를 가진 신한금융은 참여한 핀테크 기업과 총 12건의 공동 사업모델을 개발했다.
직접투자도 확대되면서 현재까지 1기 기업에 22억 원, 2기 기업에 36억 원 등 총 58억 원의 투자가 완료했다. 또한 기술의 완성 단계에 따른 추가 투자도 현재 검토 중이다.
인공지능 등 미래 핵심기술 기업과 온·오프 라인 연계(O2O), 생활 콘텐츠 등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들, 국내외 벤처투자자 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신한퓨처스랩은 해외 진출도 이뤘다.
지난해 말 신한금융은 글로벌 거점 지역인 베트남 호찌민에 ‘신한퓨처스랩 베트남(SFL-V)’을 오픈한 바 있다.
신한퓨처스랩 베트남은 기본적으로 입주 사무공간 무료 제공 및 신한베트남은행의 금융 노하우 전수와 현지 핀테크 전문가, 국내 글로벌 멘토 그룹을 통해 사업모델 구체화 및 협업에 관한 멘토링 프로그램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