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서막이 오르면서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신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클라우드 등이 현실화되기 위해선 다량의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의 최대 수혜처로 꼽힌다. 첨단 기술을 뒷받침하기 위해 차세대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의 증가가 예상되면서 반도체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AI 산업 등의 수요 확대로 서버용 SSD 수요는 연평균 16% 증가해 2020년 3000만 대로 전망된다. 서버용 SSD의 수요 증가는 전체 낸드 플래시의 수요도 이끌어 2020년까지 낸드 플래시 수요는 연평균 39% 증가할 전망이다.
자율주행차에서도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반도체 시장의 성장성을 엿볼 수 있다. 자율주행차 시장은 2030년 87억 달러(약 10조 원)까지 급성장할 전망이다. 맥킨지에 따르면 3년 뒤인 2020년만 해도 선진국에 판매되는 신형 자동차 중 자율주행차의 비중이 90%까지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렇게 되면 자율주행차의 차량 대 차량(V2V) 모듈, 빅데이터 등의 저장을 위해선 256GB 낸드 플래시를 탑재해야 한다. V2I(차량 대 인프라) 모듈 등의 대중화가 이뤄지면 이 용량마저도 턱없이 부족해진다.
이에 따라 반도체 분야 선두 기업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일본 도시바 등이 시설,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반도체 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2015년 이후 칭화유니그룹과 UMC, TSMC 등 중화권 업체들이 중국 지역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금액은 총 1120억 달러(약 131조 원)에 달한다.
중국 업체들이 반도체 투자에 적극적인 이유는 중국 내 수입 1위 품목인 반도체를 국산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연간 반도체 수입 규모는 2300억 달러(약 270조 원)에 달한다. 이에 중국 정부는 자체적인 반도체 조달을 위해 자국 업체들을 앞세워 인수·합병(M&A) 및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