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지난해에도 소화불량이 걸릴 정도의 주택물량이 시장에 쏟아졌다.
사상 최대 공급량을 기록했던 지지난해 못지 않은 규모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통해 집계한 2016년 주택공급 실적은 총 84만8731가구다. 전년 88만5394가구에 비해 3만6632가구 줄었지만 거의 같은 수준이다. 비율로 치면 4.1% 줄었을 뿐이다.
지난해 초반부터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업체들은 끊임없이 주택을 출하했다.
2015년 물량과 합치면 최근 2년간 173만4000가구가 공급된 셈이다
그 많은 주택을 누가 다 샀는지 궁금하다.
하지만 국토부는 지난해 공급물량을 72만6000가구라고 발표했다. 지금껏 줄 곳 그래왔지만 여러 가구가 사는 다가구주택을 1가구로 계산한 수치다. 다가구주택은 건축법상 단독주택으로 분류돼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국에 건축된 다가구주택은 2만1095동에 14만3778가구다.
다가구주택 한 건물에는 평균 6.8가구가 살고 있는 셈이다. 이 물량을 빼면 시장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실제 공급물량은 다가구주택의 개별 가구를 포함해 산출해야 오류가 안 생긴다.
서울에는 지난해 8만 가구가 인·허가됐고 이중 수요자들의 관심이 큰 아파트는 2만5226가구로 전년 대비 1만6000가구가 줄었다. 반면에 다가구주택은 1500가구 정도 늘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37만4777가구가 건설돼 전년 대비 13.9%(6만518가구) 감소했다.
지방은 47만3954가구가 건설돼 오히려 2만3855가 더 공급됐다. 수도권보다 지방의 주택경기가 더 좋았다는 소리다.
전국에 인ㆍ허가가 난 아파트는 전년 대비 2만8115가구 감소한 50만6816가구다.
2015년 승인 분과 합치면 2년간의 공급량은 100만 가구가 넘는다.
이는 앞으로 1~3년 후 완공시점에 입주 대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소리다.
여기다가 주거용 오피스텔이 7만 실 가량 분양돼 아무래도 공급 과잉의 후유증은 생각보다 클 것 같다.
지난해 11.3대책에다 대출 규제까지 나왔는데도 이처럼 많은 물량이 공급된 것은 각종 펀드에서부터 은퇴자 등의 여윳돈이 주택시장으로 많이 흘러 든 탓이다.
하지만 외곽지역에서 분양한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은 미분양이 적지 않고 완공 주택도 세들 사람이 선뜻 나서지 않아 오랫동안 비워두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아파트 시장은 지난 2014년 이후의 분양 물량이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는 올해 하반기부터 파급 영향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한꺼번에 입주물량이 쏟아지면 전세가격은 물론 집값도 하락세로 돌아설 여지가 많다.
지역별로 양상이 다르겠지만 그동안 외곽지대에 공급물량이 많아 시장 분위기는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전반적인 경기조차가 나쁜 상황에서 주택이 넘쳐나면 시장이 온전할 리가 없다.
정부의 수급관리 실패로 인해 주택시장에는 심한 한파가 몰아 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