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강제 폐쇄 1년을 앞둔 가운데 입주업체 피해액이 1조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3개 입주업체 중 11곳은 휴업상태이고 36곳은 재하청으로 수주 물량을 처리하고 있지만 정부 보상금액은 30% 수준에 불과해 업체들의 불만이 높다.
개성공단 정상화가 요원한 가운데 입주업체의 정상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개성공단기업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에 따르면 현재까지 협회가 집계한 소속 회원사의 실제 피해액은 1조5000억 원 이상이다. 집계 피해액은 지난해 3~5월 진행한 123개 입주기업에 대한 ‘피해 실태조사’ 결과에, 이후 추가 신고된 피해 내용을 합산한 것이다.
토지, 건물, 기계장치 등 투자자산의 피해액이 5936억 원, 반출 불가에 따른 원·부자재 등 유동자산 피해도 2452억 원으로 조사됐다.
공단 폐쇄로 납기 등을 지키지 못해 업체들이 물어낸 위약금이 1484억 원, 개성 현지 미수금 375억 원, 개성공단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3147억 원, 거래처에 대한 영업권 상실에 따른 손해가 2010억 원으로 각각 추산됐다.
현재 123개의 입주기업 가운데 11개는 완전 휴업 상태다. 개성공단이 아닌 국내외 지역의 기존 공장 또는 신규 공장에서 생산을 이어가는 기업은 75곳(61%), 고육지책으로 ‘재하도급 방식’으로 수주한 물량을 처리하며 사업을 연명하는 곳이 36곳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부품 등을 납품했던 협력업체들의 사정은 더 나쁘다. 주요 거래처가 사실상 사라져 많은 기업이 파산하거나 파산 위기에 놓였지만, 입주기업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정부가 지금까지 지원해준 것이 전체 피해액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한 4838억 원”이라며 “이 가운데 70%는 개성공단 재산을 찾으면 돌려줘야 하는 보험금”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개성공단 관련 실제 확인된 피해액이 7779억 원이라며 작년 연간 영업손실이나, 미수금, 위약금 등의 경우 보험 대상이 아니거나 추산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보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의 실제 지원액이 업계 추산 실제 피해액은 물론 정부가 확인한 피해액의 100%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정부가 보험 원칙 등을 내세워 지원 한도와 비율을 정했기 때문이다.
이런 부족한 보상에 반발, 그가 이끄는 개성공단기업협회 비대위는 헌법 소원까지 제기하고 개성공단 피해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