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이 일주일 만에 5건으로 늘며 살처분 두수가 1000마리를 넘어섰다. 백신 수급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던 정부는 이제야 물량이 부족한 'O+A'형 백신 160만 마리분을 이달 말까지 긴급 수입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2일 충북 보은군 마로면 송현리의 한우농가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O형' 구제역 바이러스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5일 이후 이날 현재까지 확진 건수는 충북 보은 3건, 전북 정읍 1건, 경기 연천 1건 등 총 5건으로 늘어났다.
살처분 규모는 이날 0시 기준 16개 농장 1196마리로 불어났다. △예방적 살처분을 포함해 젖소 4개 농장 428마리(충북 보은 3건 328두, 경기 연천 1건 100두) △한우 11개 농장 739마리(전북 정읍 6건 339두, 충북 보은 5건 400두) △육우 1개 농장 29마리(충북 보은) 등이다.
구제역은 소나 돼지처럼 발굽이 2개인 우제류 동물에 감염되는 전염병이다. 혈청형에 따라 A, O, C, Asia1, SAT1, SAT2, SAT3형 등 총 7가지로 구분된다. 국내에서는 2010년 구제역 파동 이후 백신 접종이 의무화됐다.
그런데 이번 구제역은 보은과 정읍의 O형과 연천의 A형이 최초로 동시에 발병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했다. 두 가지 유형을 모두 막으려면 ‘O’형과 ‘A’형 백신을 각각 놓거나, 효능을 합한 'O+A'형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특히 전국 1100만 마리에 달하는 돼지는 O형 백신만 접종하고 있어 A형 구제역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황이다.
발생 초기 백신 수급에 문제가 없다던 정부는 현재 재고가 99만 마리분에 불과한 ‘O+A’형 백신을 이달 말까지 160만 마리분 수입하기로 했다. 852만 마리 분의 재고가 있는 'O'형 백신은 320만 마리분을 수입할 계획이다. 도착한 백신을 접종해 항체가 형성되려면 3월로 넘어가 이번에도 정부는 골든타임을 한참 놓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