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말 도입된 비과세 해외 주식형펀드가 출시 10개월 만에 판매 규모 1조 원을 돌파했다.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자들이 몰렸고,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최고 20%에 달했다.
다만 해외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환율 움직임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때문에 이 같은 펀드로 수익을 내려면 환헤지 여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우선 환율 변동으로부터 위험을 없애기 위해 사전에 일정 환율 이상 변동이 돼도 특정 환율이 적용되는 옵션을 걸어두는 이른바 ‘환헤지형’이 있다. 반면 환율 변동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을 ‘환노출형’이라고 한다.
일례로 최근처럼 원화가치 상승(원·달러 환율 하락) 현상이 지속될 경우 환헤지 펀드가 유리하다. 하지만 반대로 원화가치가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할 경우에는 오히려 환노출 상품이 유리한 셈이다.
실제로 지난 1년간 비과세 해외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환헤지 상품이 더 높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 원 이상 펀드(2월 9일 기준) 730개를 기준으로 수익률 상위 20위는 모두 환헤지 상품이었다. 이는 최근 들어 전반적으로 환율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환헤지)’ 시리즈(8개)가 1위부터 8위를 기록했으며, 그중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H)(A-e)’이 수익률 18.59%로 1위를 기록했다. 9위부터 13위까지는 ‘IBK골드마이닝증권자투자신탁’이었다. 9위인‘IBK골드마이닝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의 수익률은 15.38%였다.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반등할 가능성보다 1130원대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연일 달러화 강세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현재로서는 환헤지 상품이 좀 더 안전할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리는 셈이다.
다만 환헤지 상품이 마냥 좋으리라는 법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환율 정책이 오락가락하고 있는 데다 미 연준(Fed)이 올해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지난해와 같은 달러 강세가 다시 연출될 경우 오히려 환노출 상품이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