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르면 다음 주에 발표할 ‘내수·민생 대책’을 앞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내수와 민생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와 추가로 내놓을 마땅한 카드가 없어서다.
여기에 내수·민생과 관련한 주무부처 간 협의도 원만하게 작동하지 않으면서 이달 말께 발표할 ‘내수·민생 대책’이 속 빈 강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7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르면 오는 23일께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내수·민생 대책’을 범부처 차원에서 발표한다. 이번 대책에서는 내수 활성화, 가계소득 증대, 생계비 절감 등 민생 활력에 초점을 둔 정책 발굴이 핵심이다. 하지만 이미 정부가 관련 정책을 잇따라 발표한 상황에서 추가로 새로운 정책을 발굴해 내놓을지는 의문이라는 시각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내수·민생 대책에서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내수 활성화를 비롯해 가계소득 증대, 생계비 절감 등을 골자로 하는 정책들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다만 지난해 4분기부터 관련 대책을 계속 내놓아서 어떤 방향을 보완하고 강화해야 할지는 고민스럽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경기 침체가 뚜렷하게 나타나던 지난해 4분기부터 민생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당시에는 조선업과 해운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한 뒤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이 매월 10만 명 이상이 사라졌던 때다. 급기야 올 1월 제조업 취업자는 2009년 7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인 16만 명까지 급감했다. 소비자심리도 계속 악화했다. 지난해 10월 102.0이던 소비자심리지수는 11월(95.7), 12월(94.1)에 이어 올 1월(93.3)까지 연속 내리막을 달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정부는 올 1분기에만 재정집행 약 140조 원을 조기에 풀고 21조3000억 원의 재정보강도 결정했다. 연장선상에서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 방향에 소비 인센티브 강화 등 내수활성화, 교육비·주거비 등 핵심 생계비 경감을 통한 가계 실질소득 확충 등의 민생 대책을 제시했다. 정부에서도 할 수 있는 민생경제 회복과 관련한 정책을 다 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 때문에 정부가 준비 중인 ‘내수·민생 대책’의 내용이 크게 진전된 정책이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부처 간 협업도 원만하지 않다는 얘기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내수·민생과 관련한 부처 간 협업이 중요한 시점인데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아 답답한 측면이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