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지지율을 보면 자민당이 전보다 4.8%포인트 감소한 36.9%였고, 제1야당인 민진당은 2.7%포인트 증가한 10.8%였다. 그리고 눈에 띄는 결과로 “지지하는 정당이 없음”이라는 무당파층이 37.4%로 가장 많았다. 일본 국민들이 정치에 대한 관심을 많이 잃었다는 현실을 잘 나타난 결과였다. 일본에서 무당파층이 많다는 결과의 의미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도 생활에 큰 불편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데 있다. 이 점이 한국과 큰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는 정치가 국민 생활에 크게 영향을 주므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 있다.
현재 아베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사이좋게 지내려고 기를 쓰고 있다. 위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지난 10일에 있었는데, 일본 국민의 64.1%가 그 결과를 “평가한다”라고 대답했고 “평가하지 않는다”는 28.6%였다. 특히 공동성명에 중·일 간 영토분쟁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가 미일안보조약 제5조의 적용 대상임을 명기한 것을 “평가한다”는 대답이 77.0%에 달했다. 미일안보조약 제5조란 일본 시정(施政)하에 있는 토지나 시설에 대해 제3국이 공격을 가할 경우 미국이 그 제3국에 대한 공격을 개시한다는 규정이다.
그리고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에 초청받아 둘이서 골프를 즐긴 일에 대해서는 일본 국민의 75.3%가 “호감을 가졌다”고 대답했다. 또한 아베 총리가 제안한 내용, 즉 일본이 미국의 일자리 창출에 협조하겠다는 얘기는 일본 국민의 62.5%가 “찬성한다”고 대답했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아베 정권에 비판적인 아사히신문마저 지면의 1면에서 4면까지를 할애해 정상회담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다른 신문들도 마찬가지로 극찬했다.
그러나 서방 언론들은 아베 총리의 그런 대미 저자세 외교를 비판했다. 타임지는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것은 아첨하는 방법이다”라고 아베 총리를 비꼬았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강화하려는 아베 총리의 강력한 결심은 다른 나라 정상과 매우 다르다”고 아베 총리의 무분별한 모습을 비꼬면서 보도했고,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아베는 많은 일본인이 불신감을 품고 있는 지도자에게 다가감으로 인해 정치적 리스크를 범하고 있다”라고 평가절하했다. 프랑스의 유력지 르몽드는 “플로리다의 태양 아래서 골프와 비싼 선물이 있으면 트럼프를 설득할 수 있는 것일까?”라고 의문을 던졌다.
인터넷상에서도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공동기자회견 때 트럼프 대통령과 뜨거운 ‘19초짜리 악수’를 나눈 아베 총리의 표정이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는데, 트럼프와 매우 가벼운 악수로 거리가 있음을 보여준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어른스러운 악수’와 대조되어 아베 총리는 비웃음거리가 되었다.
일본에서도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먼저 정상회담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슬람 7개국 국민들에 대한 입국금지령 등의 정책에는 찬성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아베 총리가 미국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한 대통령과 골프를 개인적으로 즐기고 밀월 관계를 과시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국익이 될 수 있는가”라는 차가운 시선이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일주일도 안 된 16일 통상정책에서는 “자유가 아닌 공정을 추구하겠다”라고 하면서 무역 상대국에 압력을 가한다는 자세를 보였다. 일본에 대해서도 경제 대화나 재무 장관 회담을 통해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나 엔저 문제 해결을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일본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면서 그 성공과 실패를 배워야 한다. 탄핵 정국 속에 있는 한국은 일본과 세계를 보면서 국익을 위해 올바르게 행동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