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시징 앱 라인이 인공지능(AI) 기술에 도전장을 냈다. 사실상 사업영역을 스마트폰을 넘어 음성비서 기술로 중심축을 옮기는 베팅에 나섰다고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대표는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AI 플랫폼 ‘클로바(Clova, Cloud Virtual Assistant)’개발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클로바는 네이버와의 합작품으로 아마존이 야심 차게 내놓은 음성비서 ‘알렉사(Alexa)’와 애플의 ‘시리’ 등과 같이 사용자의 질문에 응답해 날씨나 뉴스 쇼핑 세부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라인은 올 초여름께 클로바를 적용한 라인 서비스와 클로바를 탑재한 AI스피커인 ‘웨이브’ 스피커를 일본과 한국에서 첫 출시할 예정이다. 이후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라인의 핵심 시장에서도 선보일 방침이다.
이날 이데자와 대표는 향후 라인이 주요 사업영역을 단순히 스마트폰이 아닌 통신이라는 의미로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양한 소비 가전제품에 AI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FT에 “스마트폰 스크린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나 거래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앞으로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가 생겨날 것이며 현재의 메시징 플랫폼은 클라우드 AI 플랫폼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3~5년 안에 AI 플랫폼이 일반인들의 일상생활에 활발히 이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라인은 클로바가 더욱 더 다양한 소비제품에 탑재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라인은 LG전자, 다카라 토미(TAKARA TOMY), 윈쿨 등 각 분야별 전문 기업들과 손잡고 클로바를 접목시킨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소니의 경우 2018년 클로바를 접목한 제품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뉴욕과 도쿄에서 동시 상장한 라인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AI 기술 투자를 확대, 이 분야의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라인은 아마존과 구글 등에 맞서기 위해 AI 플랫폼 사업에서도 아시아 지역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데자와 대표는 “AI 서비스는 일상생활 속에 깊이 관여하게 될 것이며 우리는 아시아 현지 업체로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라인은 일본과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만 2억1700만명의 월간 실질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