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과 설 연휴가 겹치면서 해외여행이 폭증한 탓에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만큼 해외에서의 씀씀이가 커졌다는 것으로 내수경기 활성화 등 국내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제수지는 59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음에도 불구하고 흑자폭은 5개월만에 가장 적었다.
부문별로는 수출입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폭이 78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이 441억1000만달러로 전년동월비 18.1% 늘었다. 이는 2013년 1월 15.7% 이후 4년만에 최대치다. FOB(Free On Board) 기준 수입도 362억9000만달러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24.5% 증가했다. 이 또한 2012년 2월 33.5% 이후 4년11개월만에 최고치다.
통관기준으로는 1월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11.2% 증가한 40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제품(66.3%)과 반도체(41.5%) 등이 증가한 반면 선박(-17.9%)과 정보통신기기(-12.4%) 등 수출이 감소한 때문이다. 수입은 전년동기비 19.7% 늘어난 375억달러를 나타냈다. 원자재와 자본재, 소비재 수입이 각각 29.1%, 14.5%, 5% 증가한 때문이다.
최정태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상품수지가 많이 줄지 않았다. 수출입의 질도 괜찮다. 수입도 반도체 및 제조용 디스플레이 장비 위주의 정밀기계류 위주로 증가했다는 점에서 설비투자에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반면 서비스수지 적자폭은 33억6000만달러를 기록해 한은이 관련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0년 1월 이후 가장 컸다. 이는 방학과 설 연휴가 겹치면서 해외 출국자수가 234만 명을 기록하는 등 역대 최대치를 보인데다 해외에서의 씀씀이마저 커진 탓에 여행수지 적자폭이 12억2000만달러까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여행수지 적자폭도 10억2000만달러였다는 점에서 2개월 연속 10억달러 이상 적자행진을 이어간 셈이다.
아울러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가 5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데다 운송수지 적자폭도 12억2000만달러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최 팀장은 “국내 입국자수가 늘었지만 해외 출국자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데다 해외에서의 씀씀이 규모도 커진 탓도 있다. 설이 지나면서 추세가 바뀔 것”이라며 “지식재산권사용수지도 대기업에서 특허료를 지급한 영향이다. 일시적 요인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그는 또 “ 운송수지는 해운업황 부진과 중동 발주량 감소 등 영향이 지속되고 있어 이같은 추세가 한동안 유지될 듯하다”고 덧붙였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배당수입 감소에 전년동월보다 감소한 10억9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이전소득수지는 2억7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금융계정은 43억5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그만큼 해외투자자들의 국내투자보다 국내투자자들의 해외투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는 12억8000만달러를 기록한 반면,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는 60억5000만달러를 보였다.
외국인은 국내주식에 17억6000만달러를 투자해 11개월연속 매수세를 지속했지만 채권투자는 4억7000만달러 줄여 6개월째 유출세를 보였다. 다만 한은은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지속되고 있지만 해외발행 채권에 대한 만기상환에 따른 요인이라고 풀이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의 경우 채권을 위주로 한 부채성증권투자가 48억8000만달러를 기록해 2015년 2월 이후 24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이는 저금리에 따라 보험사들이 해외 중장기 채권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 팀장은 “수출입이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서비스수지 적자폭도 다음달엔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쪽 상황도 특별히 나쁘지 않다”며 “한은이 전망한 올해 810억달러 경상수지 흑자 전망경로대로 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