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22일 “국민 뜻에 따라 이번 정기국회 안에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여야를 향해 “오는 27일까지 국정조사 특위 위원을 선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정기국회 회기는 다음 달 9일까지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채해병이 순직한 지 1년 4개월이 지났다.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던 청년이 급류 속에서 맨몸으로 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목숨 잃었다”며 “국가가 나서서 왜 그런 일 일어났는지를 밝히는 건 지체할 이유가 없는 마땅한 책무이자, 고인의 죽음에 대한 최소한 예의”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 당연한 책무 이행이 지연되고 있다”며 “변명의 여지 없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국민의 절대다수가 사건 수사 과정에서 방해와 외압, 은폐 시도가 있었다는 의혹을 갖고 있다”며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고 국가와 국민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국회가 세 차례에 걸쳐 특검법안을 의결했지만, 대통령의 재의 요구권 행사로 실현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국회의장의 판단”이라며 “진상을 규명해서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라는 국민의 요구에 국회가 응답해야 한다”고 했다.
우 의장은 19일 여야에 채상병 국정조사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공문을 보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를 추진해왔던 만큼 찬성 의사를 밝혔지만, 국민의힘은 수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