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사전 심의 기구인 감리위원회(증권선물위원회 전문 심의기구)는 9일 딜로이트안진의 감사부문 최대 1년 영업정지 안건을 이달 15일 열리는 증선위 정례회의에 정식으로 상정하기로 했다.
15일 증선위에서 의결이 나지 않아도 20일 임시회의에서는 결론이 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3월 22일 또는 4월 5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딜로이트안진의 영업정지가 최종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가 영업정지를 의결하면 그 다음날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딜로이트안진의 감사부문 영업정지가 내려지면 이 기관을 감사인으로 선임한 1068개 기업(상장사 223개 포함)은 회계법인을 교체해야 한다. 딜로이트안진의 경우는 회계사의 대규모 이탈이 예상된다. 이 회사의 회계사 1100여명 중 절반 가량이 감사업무를 하고 있다.
다만 딜로이트안진의 영업정지 기간과 범위는 변동될 수 있다. 딜로이트안진을 감리한 금융감독원을 비롯해 일부는 이 기관의 영업정지 범위를 전체 법인으로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일부 감리위원들은 딜로이트안진이 폐업할 경우 업계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 신규 영업정지를 상장사로만 제한할 것을 주장했다. 영업정지를 상장사로 제한하면 딜로이트안진은 800여개의 비상장사와는 감사 계약을 맺을 수 있다. 폐업은 피할 수 있는 것이다.
회계업계도 딜로이트안진에 영업정지를 내려도 시기와 범위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회계업계 고위 관계자는 “안진이 폐업하면 이 곳에서 나올 수백 명의 회계사를 업계에서 소화하지 못한다”며 “영업정지를 4월 15일 이후로 하거나 범위를 상장사로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선위 관계자는 “정례회의에서도 안진 등 업계의 입장을 충분히 들어본 뒤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